중국 왕이 외교부장 방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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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의 문제는 한개의 계정으로 여러가지 성격의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올드스톤 계정으로 주로 정치와 안보에 관한 글을 써왔다. 그런데 이계정으로 다시 여 행기를 쓰려하니 조금 머뭇거려진다. 별도의 계정을 따로 하나 만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 더 고민해 보아야겠다.

여행기를 조금씩 정리하고자 했더니 국내외 안보문제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제가 안보에 관련된 글을 쓰는 것은 문제를 일반 언론에서 보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당연히 저의 생각과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생각과 판단을 살펴보는 것은 균형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렇구나 하고 그냥 참고만 하면된다. 협상은 가능해도 설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다. 협상은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려는 것이고 설득은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도 설득하기 어렵다.

오늘은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데 그 중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 방한 문제를 다루어 보았다. 그의 방한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지금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내우외환이라는 말보다 더 옳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국내적으로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그 난국의 근원은 문재인 정권의 도덕적 위기이다. 내부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미국이 우리에게 6조원을 방위비로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이 약한 입장일때 나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협상전략에서 볼때 지극이 합리적이다. 적어도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우리 내부의 혼란을 그냥 두고 넘어가지 않는다. 왕이부장이 국내 기업인 100인과 갑자기 점심을 먹자고 했다고 한다. 그것은 일방적인 통보이자 강요이다. 통보를 받은 100인 중에서 왕이의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왕이가 방한한다고 하자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사드사태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언론이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정상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은 패권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무대이다. 한국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이 미국과 안보적으로 더 가까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중국이 생각컨데 한국과 미국이 안보적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중국은 한국이 지소미아 연기를 결정한 것에 대해 항의를 할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한국에 미국 핵미사일이 배치되지 않도록 확답을 받고자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핵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이 한국에 미국 핵미사일이 배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을 선택할까? 첫째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두번째는 온건하게 설득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우리를 설득하는데 온건하게 설득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은 한국정부가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말은 한국정부가 자신들의 국익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정책을 결정하기 보다는 외부의 압력과 압박의 정도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정부가 미국의 지소미아 연기요구를 거부하고 종료시켰다면 중국은 우리정부에게 상당히 온건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드 배치 국면으로 인한 한한령을 푸는 등의 조치를 통해서 한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에 온건한 방법을 사용할 만한 유인이 별로 없다.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는 나의 태도에 따라 좌우된다. 그들 스스로 우리를 그냥 좋게 보아서 우리를 잘 대해주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왕이가 한국의 기업가 100인을 급작스럽게 모아서 오찬을 하자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렇게 급작스럽게 일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 기업에 대한 강압이다. 한국정부가 아니라 한국의 기업들에게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라고 하는 요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중국의 왕이 방한은 언론 일반의 기대와 달리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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