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일본의 경제전쟁, 한국과 일본 무엇이 다른가?

일본은 한국보다 근대화의 역사가 빠르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자신의 힘으로 근대국가를 수립했다. 메이지 유신은 위로부터의 혁명이었다. 그리고 일본국민들은 서서히 국민국가의 국민이 되어 갔다. 통상 국민국가의 국민이 되는 것은 계기가 있다. 그 계기는 전쟁인 듯 하다. 아마도 일본은 중일전쟁과 러일 전쟁을 거치면서 국민으로서의 자각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히 러일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반면 한국은 근대국가를 스스로의 힘으로 수립하지 못했다. 해방과 정부수립의 과정이 모두 열강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리 힘으로 국가를 만들지 못했다. 해방이후 치열한 한국전쟁을 겪었지만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못했다. 대외전쟁이 아니라 내전이었기 때문이다. 일본과 달리 지배층의 각성도 없었다. 각성은 고사하고 대한제국을 팔아먹은 것은 왕과 지배층이었으니 뭐라고 할 말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민중들은 일본의 민중들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동학혁명과 4.19혁명, 광주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을 통해 민중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왔다. 일본은 단 한번 메이지 유신으로 사무라이들이 역사를 바꾸었다면 한국에서는 민중들이 정치적 변혁을 만들어왔다.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은 아와 비아의 구분과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한국전쟁은 동족끼리의 전쟁이었으니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과의 경제전쟁은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해나가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듯하다.

항상 역사과 정치적 변혁을 추동해온 한국의 대중들이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보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일본과의 경제전쟁인 것이다.

일본의 정치인들은 아직까지도 메이지 유신 당시의 문제의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반면 한국의 정치인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된 사명감과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우리나라 지도층들은 절반은 외세의존세력이고 절반은 민주건달에 불과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친미, 친중, 친일, 게다가 종북까지 외세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조선시대 노론의 후예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민주화를 부르짓던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런면에서 비록 19세기적 문제의식이나마 꾸준하게 직진하는 일본의 정치인들은 우리네 정치인들보다 몇배는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은 민중이다. 그들은 정치적 변혁의 주인이었다. 한국의 대중들은 경제전쟁을 통해 비로소 국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본의 대중들은 한번도 역사적 변화를 추동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지도자들을 순종하면서 따랐을 뿐이다. 지금 아베정권이 저렇게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일본시민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중들은 역사적 변혁의 주체가 된 적이 없다. 그들은 이용되었을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을 고려해서 일본상품불매운동이나 일본안가기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많은 지일파 학자들이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 연대를 주장한다. 나는 그것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대중 스스로의 각성이 없이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일본은 대중들이 정치변혁의 주인이 될때 비로소 보편적 인류역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전에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패전을 당하면서도 정치적 변혁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지금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한계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한국사회의 한계는 정치지도층들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일본은 대중의 의식이 바뀌어야 하고, 한국은 정치인이 바뀌어야 한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횡설수설)일본의 경제전쟁, 한국과 일본 무엇이 다른가?’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