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3

(올드스톤의 안보칼럼)이라고 앞에 붙이니 뭔가 있어보인다. 앞으로 쓰는 글은 내용과 성격에 따라 분류를 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1인 미디어 시대로 바뀐다고 한다. 굳이 신문사가 아니더라도 아무나 신문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스팀잇은 1인 언론시대에 가장 좋은 여건을 제공하는 것 같다. 필자도 지금까지 처럼 아무렇게나 쓰는 것 보다는 나름대로 형식을 갖추어 보고자 한다. 처음이라서 안보칼럼이라고 하는 것이 조금 오글오글 하는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어떤가.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고 이제까지 우리세대는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다. 이제는 남의 눈치 좀 덜 보고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야겠다. 스티밋 동지 여러분들께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1인 언론이 별 것인가. 이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오늘의 주제는 어제 이미 예고해 본 것과 같이 더불어 민주당 이수혁 의원의 북한문제에 대한 인식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shiho님의 포스팅을 읽어보면서 이수혁 의원의 발언을 간단히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첫째, 현재의 국제정치적 안보구도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수 없다.
둘째, 1994년의 제네바 합의를 틀로 현재 북한의 ICBM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미사일과 핵능력을 갖추는 것이 미국과 대화를 하기 위해 바람직할 수 있다.
넷째,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때 끼어들지 말고, 미북간 대화가 정리되고 나면 그때 남북대화해도 된다.
shiho님의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steemit.com/kr/@shiho/3a65vy
이번 칼럼에서는 첫번째 현재 한반도의 안보구도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수 없다는 주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국제정치적 안보구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쟁은 어떤 상황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전쟁이 발생할 수 없는 안보구도라는 것이 존재했다면 아마 모두 그런 구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프랑스의 앙리 보프르 장군이 ‘공포의 균형’ 을 언급하면서 전세계 국가가 핵무장을 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일 지금 전세계 국가가 핵무기를 다 가지고 있다고 하면 전쟁이 없었을까? 지금도 전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 IS나 탈레반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 쯤 미국은 세계지도에서 없어졌을 것이다. 만일 그루지아나 체첸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지도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방과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은 국제정치학 교과서 제1장 1절에 나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전쟁은 많은 이유 때문에 발생했다. 어떤 경우는 무슨 이유로 발생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도 전쟁이 발생했다. 뭔지 알 수 없는 이유라고 한다면 조그만 국가들끼리의 충돌을 상상하실지 모르겠다.
인류역사상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규모의 전쟁은 제1차 세계대전이다. 역사학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도 명확하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 세계사 교과서를 보았다면 3국동맹과 3국협상과 같은 이야기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독일 통일과정에 비스마르크가 구사한 외교정책을 제1차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는가? 당시 비스마르크는 3국동맹과 같은 동맹체제를 만들어 놓으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거꾸로 보면 당시 프로이센의 외교관들이 전쟁을 방지하는 안보구도라고 했던 동맹체제가 더 큰 세계 제1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후대의 역사학자들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이수혁 의원이 현재 한반도의 어떤 안보구도와 상황이 전쟁을 일어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정확한 대화의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예에서 보듯이 이수혁 의원이 생각한 지금의 안보구도가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는 동인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만일 이수혁 의원이 전쟁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다는 막연한 기대를 현재의 안보구도라는 말로 애둘러 표현했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질이 부족한 탓이다. 필자는 이수혁 개인의 자질 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정통 외교관으로 대학때 국제정치학을 배웠을 텐데 그정도 기초상식의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자질의 문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시 외무고시의 시험문제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국제사회는 기본적으로 무정부사회이고 힘이 질서다라고 하는 것은 정치학도라면 귀가 따갑게 듣는 말이다. 외교와 국방으로 국가의 안위를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인류가 겪은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이수혁 의원의 현실인식과 지적수준의 저급성 보다 필자가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다. 단 1분 후도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 지 모른다. 미래를 보는 것은 신의 권능에 해당한다. 우리는 과거를 그리고 현재를 알고 있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추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래를 알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서 그에 대비하는 것이다. 만일 전쟁이 일어날 구도가 아니라면 우리는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군대를 유지하는가? 왜 우리 아들을 끌고가서 2년 가까이 썩게 만드는가? 우리 아들은 공부를 잘하고 머리가 좋다. 공학도다. 그런 놈이 한참 공부해야할 때 군대가서 2년간 썩는다는 것이 아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들을 내 놓는 것은 그래야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과 완전하게 달라질 것이다. 이수혁 의원이 어떤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미래를 그렇게 확신한다는 것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식능력 범위를 넘어선 언명을 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내가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예측한 미래에 충실하게 대비하는 것이다. 적어도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미래를 보아서는 안된다. 항상 비관적이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도록 훈련되어야 하는 외교관이 어찌 최상의 상황을 고려할까?
그것은 우리나라 외교부가 엉터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부가 엉터리인 것은 영사문제뿐만 아니다. 안보정책에 대해서도 점병이다. 그런 외교관보다는 한미 FTA 협상 대표인 김현종이 훨씬 유능한 것 같다. 말이 어찌 외교관의 무능문제까지로 흘러가벼렸다. 그러나 이문제는 언젠가 한번은 하고 싶었다.
현재의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은 무지하게 많다.
먼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있다. 미국은 국방정책방향에서 대서양 시대를 접고 태평양시대를 선언했다. 중국을 주요 잠재적국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는 과거보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이지역에서의 군사적 경쟁과 갈등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미국이 북한을 타격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도록 유인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졌다. 통상 전쟁은 적이 나를 위협하기 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지금 북한이 마지막 문지방을 넘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남은 방법이 별로 없다.
셋째 전쟁은 어떤 경우든 현재의 경제위기를 해소하는 매우 좋은 정책적 대안이 되기도 한다. 지금 미국과 자본주의 전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잉여 물자와 상품을 소비해야 한다. 그것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많다.
넷째 미국의 안보라인 맥마스터와 매티스는 전쟁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역사상 가장 숙련되고 노련한 전쟁전문가다. 특히 국방장관 매티스는 군사교리를 창출하는 능력까지 가진 역대최고의 이론가이기도 하다. 혹시 메트스에 대해서 간접적이라도 알고 싶으면 미드 Generatin Kill을 보기 바란다. 모두 7부작이다. 드라마에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지만 드라마 전체를 압도하고 있다. 필자는 수년전에 그 드라마를 보면서 매티스 장군에 대해서 전율을 느꼈다.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체하면 그래도 최소한이라도 지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상실한다.
스팀잇 동지들이 정부가 말은 앞에서 그렇게 해도 뒤에서는 나름 다 준비하고 있겠지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shiho님은 기자니까 잘 알것이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 길어졌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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