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여행이야기) 내소사 강당아래, 어머니의 위로를 찾을 수 있는 곳

내소사는 부드러운 절이다. 내소사는 주변의 산 때문에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내소사는 절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주변의 산들과 절집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즐기러 가는 곳이다. 일주문을 지나 절집에 이르는 길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도 산과 절 그리고 거기로 들어가는 길이 적당하게 조화롭기 때문이다.

정작 내소사의 절 건물은 그리 대단하게 웅장하거나 위용을 자랑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내소사의 대웅전은 이미 소개한바 있는 논산 쌍계사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지 않다.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이 보물이네 뭡네 하면서 사진도 못찍게 해놓았지만 어느절에 가나 그부처님이 그부처님이다. 절 집에서 모신 금박한 부처님중에서 예술적으로 압도하는 것을 본적이 없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의례 그렇듯이 대웅전 앞에 모여서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내소사의 숨은 곳은 따로 있다. 그것은 나만 아는 곳이다. 아니 나만 안다고 하기 보다는 이리저리 다니다가 피곤한 다리를 쉬고 싶은 사람이면 다 알 수 있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대웅전 앞에 강당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법문을 하는 곳이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소사 대웅전 보다 강당에 눈이 많아 갔다. 내소사 강당은 나무 기둥위에다 건물을 만들어 놓았다. 밑에서 보면 건물 다리만 보이고 대웅전에서는 바로 강당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비틀진 지형에다 건물을 만들때 쓰는 방법이다.

난 그 강당의 다리와 주춧돌에 관심이 많았다. 강당의 다리는 민흘림으로 깨끗하게 손질을 했다. 내소사가 여성적이라서 그런지 강당을 떠 받치고 있는 기둥도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 두껍지 않는 나무를 잘 손질해서 기둥을 세웠다. 기둥의 나무들이 오래되어서 인지 여기저기 보수한 흔적이 보인다. 난 그 보수한 흔적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기둥을 떠 받치고 있는 초석 사진을 찍었다.

내소사 강당의 초석들은 그 높낮이가 다 다르다. 그리고 그 높낮이의 차이가 많이 난다.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초석들의 높이를 고려해서 기둥의 높이를 다 달리했다. 목수의 눈대중과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높낮이를 사진에 담기 위해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러는 와중에 어떤 젊은 새댁이 내가 찍으려는 초석에 “아이구, 힘들다” 그러면서 털썩 주저 앉는 것이 아닌가. 잠시 나는 사진기를 들고 서 있었다. 그러다가 나도 같이 “아이구, 다리야” 하면서 초석에 걸터 앉았다.

순간 난 바로 이곳이 진정 가장 내소사 다운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어릴때 어머니 치마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랬다. 난 어릴때 괜시리 어색하면 어머니 치마를 붙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었다. 내소사 강당의 아래 초석에 앉아 있으면 한여름이라도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위에 강당 건물이 있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내소사 강당 아래는 가장 여성스런 곳인 듯하다. 나같은 나이든 사람들은 거기에 앉아 어머니 치마폭에서 놀던 어릴쩍을 생각하기 딱이다. 그냥 그렇게 마음의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위안을 얻고 싶으면 찾아와서 내소사 강당 아래 조금 높은 초석에 앉아 절집 마당을 바라보면서 바람을 맞아보라. 말없이 어머니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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