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김웅
현직 검사(1970, 전남 여천군 출신),
책이 출간될 시점 인천지검 공안부장.
공안부장이라고 하니 마치 제5공화국 시대 같다.
공안이란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공안의 뜻을 찾아보니 뜻은 좋다.
공안 : 공공의 안녕과 질서가 편안히 유지되는 상태, 또는 그런 상태를 지키는 사람.
생활형 검사로 살아왔는데 이것도 그리 나쁜 선택이 아님을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이 책을 펴냈다고 소개되어 있다.
부제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스티미언 @dozam 님의 책 리뷰를 보고 끌려서 보게된 책.
380페이지 분량으로 좀 내용이 많다.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 했는데, 왠걸.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데, 코드가 맞는 것인지 읽으면서 혼자서 몇 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코믹만화 아니고 이런 책 읽으면서 웃는게 얼마만인지.
글을 너무 재밌게 쓴다.
그러다가도 학교폭력관련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응대에 대해 비판할 때는 웃음기 싹 걷어내고
냉철하게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주장한다.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학교폭력 관련 글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은 혹여나 내 자식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까란 걱정을 해왔다.
그런게 이게 다가 아니다란 생각이 든다.
내 자식이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까란 걱정과 함께 내 자식이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주고,
제대로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첫번째 장 “사기공화국 풍경”을 읽다보면 정말 사기꾼들이 마음먹고 사기칠려고 하면 당할 재간이 없겠구나 싶다. 어떤 경우는 몇 년을 두고 신뢰를 쌓았다가 사기를 치는데 일반 사람이 안당할 수 있겠는가.
내가 최근 겪은 일이 생각난다.
토지 투자 권유. 우여곡절까지는 아니지만 다행히 넘어갈뻔 했다가 넘어가지 않은 일이 있다.
넘어가지 않았으니 그것이 사기일지 아닐지는 알 도리가 없다.
그래도 하나씩 생각해보면 불안한 부분들이 많았다.
저자 김웅 검사의 성향을 일부분 알 수있게 하는 일화.
평소처럼 밤늦게 야근하고 있는데 차장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회식을 한 모양인데 2차로 간 술집에서 흥이 과했던지 법원 수석부장 판사와 내기를 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각자의 부하직원을 호출해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오는지를 내기한 것이다.
부르기만 하면 마냥 달려오는 것을 바랄 거면 개를 기르면 된다.
(중략..)
아무튼 차장검사는 나더라 검사들에게 연락해 나오도록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각 부의 총무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차장의 지시를 그대로 전달한 뒤 난 계속 사무실에 남아 일을 했다.
차장이 나에게 나오라고 말한 것은 아니었고, 또 차장은 잘 몰랐겠지만 검사는 개가 아니다.
김웅 검사도 어릴 때 책벌레였다. 문유석 판사도 그렇고.
어릴 때 책벌레라고 다 똑똑해지는건 아니겠지만, 똑똑한 사람치고 책 벌레 아닌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저자의 이 말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게 더 아쉽다.
나이 먹어서 읽는 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마치 철새 같다.
내 것인 것 같지만 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생각이 아집으로 굳어버려 그에 맞는 책이 아니면 불편해진다.
이해가 안 되는 책이 대부분이고 그럴 때면 늘 번역 탓을 하며 겸손과 교양이 들어가야 할 자리를 비난으로 메워버린다.
무엇보다 이제는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아졌다.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들.
사기의 첫 번째 공식은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아쉽게도 우리의 주성분은 욕심, 욕망, 욕정이다.
우리는 욕심이라는 거친 바다 위를 구멍 뚫린 ‘합리’라는 배를 타고 가는 불안한 존재들이다.
길을 모를 때는 그냥 그 자리에 멈추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야 할 때도 있지만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것은 큰 위기이다.
재산을 비롯한 물리적인 피해를 당할 뿐만 아니라 커다란 정신적 상처를 입는다.
더욱이 사람과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흔히 사람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설교한다.
정말 그럴까?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중략..)
위기는 재기 불능의 타격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위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위기는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고 피해야 하는 것이다.
선과 악이, 원인과 결과가 그렇게 쉽게 구분될 수 없다.
만약 쉽게 구분된다면 그건 감정 탓이다.
감정이 이끄는 결론과 확신은 편하지만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경청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경청은 상대방과 나의 의사와 진의를 확인하고
오해와 견해차를 줄여 서로 교감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자기의 의사를 관철시키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욕구와 충동 속에서 사람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의 존재는 선택이 결정짓는다.
결국 선택이 자아를 만드는 것이다.
사실 의지로 되는 것은 거의 없다.
의지란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 예외적으로만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대부분은 여러 가지 여건이 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우연한 행운을 마치 노력의 대가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동원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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