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채사장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티벳에는 ‘티벳 사자의 서’라고 알려져 있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있다고 한다.
중간중간 해탈하는 방법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팁도 제공.
그래서 저자는 산 사람을 위한 안내서가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회의 구성원인 시민들은 보통 사회의 방대함과 복잡함 속에서 쉽게 길을 잃는다.
그것은 우리의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이라는 것.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
그래서 이러한 시민들을 위한 안내서가 이 책의 목적.
이 안내서가 담고 있는 내용.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본문의 스토리에서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인상착의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의 김수현이다.
그 녹색의 추레한 추리닝 위 아래로 한 세트 입고 나오는 그 인물.
책 내용이나 구성이 지대넓얕 3편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 이전의 지대넓얕 시리즈와 흡사하다.
이 책을 읽는데, 오찬호 작가의 <나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책이 떠오른다.
뭐라 딱 잘라 말하진 못하겠지만, 결이 비슷한 느낌이다.
특히, 청년들의 어려움의 원인이 개인적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부분에서.
지대넓얕에서도 느꼈지만, 채사장 책은 어려운 내용을 단순화해서 쉽게 잘 설명해준다.
글도 나름 재밌게 쓴다.
내 스퇄~이야.
상식에 약하고 교양이 부족한 나를 자극시킨다.
신자유주의 (세율 20%대) : 미국, 일본, 한국 등
수정자본주의 (세율 40%대) : 프랑스, 영국 등
사민주의 (세율 50~60%대) : 북유럽 국가들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유지함으로써 낮은 복지 수준을 유지하고,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우선시하는 국가.
만약 한국이 북유럽 국가들 처럼 세율을 50%이상 한다면.. 복지가 향상될까?
글쎄, 그 세금 다 눈 먼 돈이 될 듯하다.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을 읽으며 기록해 둔 문장들.
사회의 방향성은 둘 중 하나이다.
시장의 자유 또는 정부의 개입.
그리고 이 두 가지 방향성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은 세금이다.
시장의 자유가 의미하는 것은 세금인하와 복지 축소,
정부의 개입이 의미하는 것은 세금인상과 복지 확대.
세금에 대한 선택은 사회의 방향성 선택.
세금에는 직접세와 간접세가 있다.
직접세 : 개인이나 법인의 소득과 재산에 직접 세금 부과(누진세, 부유세,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
간접세 : 일반적으로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소비세, 부가세, 담배세, 주류세, 주민세 등)
‘국가’와 ‘나라’를 실제 구분없이 사용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국가 : 법적, 정치적, 행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개념
나라 : 역사, 민족, 언어, 영토 등의 개념을 포괄하는 느슨하고 넓은 개념
국가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야경국가 : (밤 야, 경계할 경) 밤에 경계 정도만 선다고 할 정도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는 국가
복지국가 : 생명/재산 보호, 국방/치안을 넘어 개인의 삶에 적극 개입하는 국가
일반적으로 야경국가의 형태를 갖고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는 이념을 자유주의
복지국가의 형태를 갖고 정부의 개입을 추구하는 이념을 사회주의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근본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생산수단의 개인소유’.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의 개인소유를 반대한다.
자본가 : 부르주아
노동자 : 프롤레타리아
자본주의가 자유주의를 이념으로 한다고 할 때,
이때의 자유는 실제로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현대사회의 직업은 크게 두 가지.
- 자본가 직업
- 노동자 직업
각각은 다시 둘로 세분화되어, 단 네 가지뿐이다.
- 임금노동자 : 근로자, 회사원, 일용직, 아르바이트생
- 비임금노동자 : 자유업, 프리랜서, 법률가, 의사, 교수 등 전문직
- 사업가 : 사장, 대표이사 등
- 투자가 : 개인이나 기업 투자자.
시민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인에게 권력을 양도하는 문제가 아니다.
투표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당을 결정하는 행위이고,
정당을 결정한다는 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방향성 선택을 의미한다.
우리가 보수 정당에 혹은 진보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를 대표하는 누군가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시민의 정치적 행위로서의 투표는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사회 방향성의 선택이다.
우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
매일 유사한 동작으로 씻고 준비하고 취향에 맞는 옷을 입고 출근해서 일하다가 퇴근한 후 부담없는 종류의 술을 선택해 한 잔 걸치고 집에 들어와서 잔다.
이 모든 습관은 내가 선택해서 반복해온 것이다.
나의 행동과 취향과 선택은 정말 나의 개인적인 것일까?
부르디외는 그러한 일관된 행동 패턴으로서의 습관은 계급적이고 구조적인 사회적 환경이 나에게 내재화된 것이라고 말한다.
즉, 나의 취향은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 계급적인 취향이다.
노동자는 새로 나온 최신형 핸드폰이 갖고 싶고, 쉴 때는 TV를 보고 싶고, 친구와 편안하게 한잔하고 싶을 때는 소주에 삼겹살이 생각난다.
노동자는 노동자처럼 말하고, 노동자처럼 생각하고, 노동자처럼 행동한다.
자본가는 새로 나온 최신형 요트가 갖고 싶고, 쉴 때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친구와 편안하게 한잔하고 싶을 때는 고급 술집이 생각날 지 모른다.
자본가는 자본가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우리가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취향과 성향과 선택은 나의 것이 아니라 계급적인 것이다.
이것이 아비투스다.
사회적 계급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나의 사고와 행동의 패턴.
한국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있는 까닭에 공금과잉과 수요 부족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자산 가치의 하락과 소비심리의 위축을 일으켜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정부는 인플레이션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통화량 팽창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환율을 상승시켜 수출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다.
이로 인해서 수출 중심의 대기업이 이익을 얻고, 소비자와 노동자로서의 개인의 희생이 커질 수 있다.
빈부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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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건 선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관성처럼 하나의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 거지요.
우리는 매번 현재를 유지하는 선택을 해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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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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