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원칙(책을 많이 읽어 똑똑한게 아니고 똑똑해서 책을 많이 읽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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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 이란 책에 독서의 원칙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습관이나 방식은 다르겠지만 저자는 아래와 같이 자신이 생각하는 독서의 원칙을 제시합니다.


독서 1 :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독서 2 : 지금 읽기에 편한 책은 오락에 불과하다.

항상 지금 읽기에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독서 3 : 저자의 논리에 매몰되지 말 것!

한 권의 책에 매료되면 가능한 한 그 반대 논리를 주장하는 책도 함께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독서로 인한 편협성’에 빠지기 쉽다.


독서 4 : 늘 새로운 것에 선의를 가질 것!

모르는 장르,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공공부가 아닌 이상 익숙한 것의 포로가 되면 독서에 의한 자기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독서 5 : 완독, 다독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후의 사유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 데 투자한 시간 이상 책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는 지식을 체화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는 수단이다.

성찰의 실마리를 던져주지 못한 책은 시간을 파먹는 좀벌레에 불과하다.


독서 6 : 쓰기도 같은 맥락이다.

먼저 좋은 글을 골라 수차례 반복해서 필사하고, 다음에는 그 글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점을 고쳐써보고,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로 내가 다시 써서 내 글이 원본보다 낫다고 여겨질 때까지 가은 과정을 반복한다.


독서 7 : ‘좋은 책’과 ‘나쁜 책’에 대한 판단은 의식보다 무의식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독서는 의식활동이지만 무의식이 동시에 교접한다.

저자가 논지를 왜곡할 때, 의식은 해석하고 이해하려 들지만 무의식은 금방 불쾌감을 느낀다.


독서 8 : 오락인지 학습인지, 독서의 목적성을 분명히 할 것!

전자라면 편안한 책, 후자라면 약간 버거운 책을 선택해야 한다.


독서 9 : 시기별로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까?

중학생은 감각적인 고전문학으로 생각을 배울 시기이므로 펄 벅의 <대지>로 출발해서 루쉰의 <아Q정전>과 위화의 <가랑비 속의 외침> 등 중국 문학을 거쳐 <데미안> <싯다르타> <좁은 문> <변신> <오만과 편견> <노인과 바다> 등 보편적인 고전문학을 읽는 것이 좋다.

고등학생은 의식과 의지력 확장을 위해 시와 한국문학, 제3세계 고전을 읽을 시기다.

예를 들면 시는 서정주로 시작해서 김수영까지 읽고 한시의 묘미도 알 필요가 있다(정민의 책).

이후에는 우리 근현대소설과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죄와 벌> 등의 러시아 문학, 그리고 제3세계문학과 <삼국지> 등을 읽으면서 사고를 넓히되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에 대한 독서도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학 신입생은 역사, 철학, 사회학 등 인문학과 현대문학, 과학서적을 독파할 시기이므로 일주일에 최소 두 권은 읽는다는 각오로 하는게 좋다.

철학의 경우 관념론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에서 끝내고, 니체 이후로 빠르게 전환한 다음 경제사회학과 심리학으로 확장하면 좋다.


독서 10 : 돌아가신 분의 책을 읽어라. 선택의 여지없이 좋은 책이다.


두번째 원칙, 마음 한 구석이 좀 찔리면서 반감도 좀 들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읽기 편한 책만 읽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이란 늬앙스가 느껴집니다.

전 어려운 책 억지로 읽으려고 하다가 책 읽는 재미를 잃는 것보다 자신이 읽기 편한 책, 흥미 위주의 책이라도 꾸준히 손에서 놓지 않고 독서를 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홉번째 원칙, 이 원칙이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박경철 저자 같은 인물들에게나 해당될 원칙 같습니다만, 우리 딸도 중학생이 될 때 쯤 <대지>란 책을 소개해줘야겠습니다.

그 전에, 많이 늦었지만 저부터 먼저 좀 읽어보고.

또한, 대학생 때 일주일에 최소 두 권은 읽는다는 각오라..

진짜 학창시절 독서하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쉬움이 큽니다.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는다고 모든 사람들이 똑똑하고 명석해지는 건 아닐 수 있지만,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들 중에 어릴 때 책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랬더니 아내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머리가 똑똑하고 명석한 아이들이 어릴 때 책을 많이 읽는다. 그런 애들은 그 나이에 책 내용이 이해되니까 책을 많이 읽게 된다.

그렇게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초등교사가 하는 말이니 좀 더 신뢰가 가기도 하네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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