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세가 넘어서면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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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안 노약자석 앞,

나이 70세가 넘어 보이시는 할아버지가 노약자석에 앉아 계셨다.

붉은 색 중절모를 썼지만, 오래되어 보이는 빛바랜 회색 잠바, 그리고 목에 두른 얇은 꽃무늬 마후라.

패션 감각이 아주 없으신 분은 아니다.
(내가 패션 감각에 대해서 뭐라 말 할 자격은 없지만)

몸을 앞으로 숙인 상태로 책을 읽고 계신다.

무슨 책을 그리도 읽고 계시나 싶어, 책 제목을 슬쩍 보니 <이순신의 리더쉽> 이란 책이다.

줄까지 쳐가면서 읽으신다.

궁금하다.

이 할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실까?

그 연세에 무엇 때문에 리더쉽 책을 읽으실까?

나는 과연 나이 70세가 넘어도 독서를 하고 있을까?

나이 70세가 넘어서면 사람들은 대체로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높은 건 건강이지 않을까.

그때 쯤되면 지금 딸이 서른 중반 쯤 되니, 결혼할 시점이겠다.

아빠, 엄마는 딸 결혼식 때문에 돈 걱정없이 건강 걱정만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농담삼아 딸아이에게 마흔될 때까지 결혼하지 말고 아빠랑 같이 살자고 했다.
(아직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알아듣지는 못하는 나이지만)

그때가 되면 거의 여든이 다 되어 가는 나이다.

미래에는 나이 70세~80세 되는 노인들이 노인정에서 자식 결혼 시키는 얘기하는 날이 오겠다.


그러고 보니,

노약자석에 앉아 계신 70세가 넘어보이는 분을 보고 할아버지라고 했는데,

아버지 연세가 벌써 70을 넘으셨네.

앞으로는 이렇게 연세 많으신 분을 부를 때 할아버님~ 하지 않고 아버님~ 해야 하나.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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