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이 책도 어느 다른 책에서 인용된걸 기록해두었다가 찾아보게 된 책입니다.
여전히 소설은 손이 잘 안가지만 분량이 크지 않은 유명한 소설은 눈에 보이면 읽어봐야겠단 생각입니다.

이 책은 1972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미국 도서관협회 우수 청소년도서로 선정된 책입니다. 한국에서는 1994년 처음 출간 되었고, 제가 읽은 것은 재번역 개정판입니다.

작가 로버트 뉴턴 펙은 1928년 미국 버몬트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을 보냈고,

벌목꾼, 제지공장 노동자, 도살꾼, 광고업자 등의 직업을 거친 후 롤린스 대학에서 학위받고, 코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일반 육체 노동자로 일하다가 코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 이게 가능하네요.

이 책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저자의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어, 그 후 계속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네요.

이야기의 시대배경이 저자가 12세 쯤 되는 1930~1940년대 미국 배경입니다.

90년대 초 미국 동북부 시골의 삶을 엿볼수 있어 새롭습니다. 지역은 버몬트 지역인데, 구글지도로 확인해보니 캐나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부지역 최북단에 위치해있네요.

주인공은 저자인 로버트이고 셰이커 교도 집안입니다.

셰이커교가 어떤 것인가 찾아보니, 정식 명칭은 그리스도 재림신자연합회이고 미국에 공동체를 세웠고, 완전한 생활과 생산적인 노동에 헌신했으며, 경제적으로 번창했고, 미국의 건축·가구·수공품 등에서 독특한 양식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 종교라고 나와있습니다.
<출처 : http://www.cyberspacei.com/jesusi/inlight/religion/christianity/friends/shaker.htm>

책 본문 중간중간 셰이커교도로서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얘기들을 봤을 때 청교도 느낌의 공동체 종교 같습니다.

아버지 헤픈 펙은 돼지 잡는 일을 합니다.

스토리는 주인공 로버트의 어린시절인 12세 때의 가족, 주변 이웃과 지낸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입니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아버지가 죽기 약 1년 전의 시간입니다.

로버트가 학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행주치마’란 이름을 가진 소가 새끼 낳으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도와주다가 큰 부상을 당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새끼 소 두마리가 무사히 태어나게 되죠. 젖소 ‘행주치마’ 는 이웃에 사는 태너 아저씨의 소입니다. 그 대가로 태너 아저씨로부터 새끼돼지 ‘핑키’를 선물 받게되는데, 하얀색 몸에 코와 귀가 분홍색인 돼지입니다.

돼지 핑키를 얻고 난 후 항상 핑키와 함께 지냅니다. 핑키가 자란 후 새끼를 가지기 위해 몇 번의 시도를 했으나 결국 핑키는 새끼를 가지지 못합니다. 결국, 그 해 겨울 식량부족으로 새끼도 출산도 못하고, 사료만 축내는 핑키를 계속 키울 수가 없어 주인공 로버트는 핑키를 아버지와 함께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 장면에서 로버트의 찢어지는 마음이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12세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듬해 5월 자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13살이된 로버트나 어머니가 아버지가 죽은 아침, 죽음 앞에서 크게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아침에 해야할 일을 하며 죽음을 주변사람들에게 알린 후 그날 장례식을 치릅니다.

이 장면에서도 뭔가 느껴지는게 있었는데요. 현재 시대와는 달리 그 당시는 죽음이 항상 삶과 가까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너무나 차분하고 담담하게 사람들이 죽음을 대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아버지, 남편의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돼지 잡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입니다.

아버지 헤픈 펙은 독실한 셰이커 교도로서, 셰이커 교본에 나와있는 법칙을 충실히 지키며 사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셰이커 교인이라고 해야하나. 항상 아들 로버트 펙에게 모범이 되고, 아들에게 검소할 것, 예의를 지킬 것, 이웃에게 부담을 주거나 피해를 주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강압적인 것이 아닌 강하지만 따뜻하게 아들을 대합니다.

펙의 어머니 또한 현명하고 항상 사랑으로 아들을 대합니다.

인상깊은 점은 남편이 푸줏간에서 일하고 돌아온 후 아무리 씻어도 돼지 피 냄새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동아 단 한 번도 남편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성실하게 노동한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정말 현명하고 존경할만 한 어머니네요.

책을 다 읽고 나서.. 글쎄 뭔지 모를 따스함과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책 내용을 통해서 그 시대의 시대상도 조금 보게되고, 셰이커 교도에 대해서도 알게되었네요.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내용입니다.

어느날 로버트는 아빠는 글을 못 읽는데 셰이커 교본 내용을 어떻게 다 아느냐고 물어본다. 잠시 아들을 내려다보던 아버지는 입을 연다.
‘물론 나는 글을 읽을 수 없어. 하지만 사람들이 읽어 주었지. 읽을 수 없으니까 가슴을 활짝 열고 귀를 기울였단다. 한번만 들었는데도 그 의미를 다 알았어’

‘아빠, 노을지는 하늘보다 멋있는 색은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노을이 너무나 좋아요. 아빠는 어때요?’
내가 묻자 아빠가 이렇게 대답했다.
‘하늘은 바라보기에 참 좋은 곳이야. 그리고 돌아가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어’

언젠가 아빠는 나무가 사람을 세 번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무를 자를 때와 나무를 운반할 때, 그리고 그것을 태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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