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귀찮
본명은 김윤수.
저자는 회사생활 3년차인 스물아홉에 퇴사함.
책 출간될 즈음 나이는 서른에서 서른 하나로 넘어가는 시기.
이 책은 저자의 퇴사일기인데,
따로 언급은 없었지만 광고 디자인 관련된 일을 했던거 같습니다.
필명이 재밌네요. ‘귀찮’ 이라..
퇴사 후 SNS에 퇴사일기를 그림과 함께 연재했고,
호응이 좋아 그 내용으로 책까지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과 함께 짧은 문장들의 글들을 모아놨는데,
단순히 짧아서만이 아니라, 글들이 참 잘 읽힙니다.
군더더기 없이 글들이 눈에 딱딱 잘 들어옵니다.
‘기회’ 라는 챕터에서 저자의 큰 삼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 번 곱씹어보게 됩니다.
윤수 너도 네가 지키고 싶은 것, 그게 가족이든 네 일이든 어떤 거든, 그걸 오래도록 잘 지키고 싶다면 때론 포기해야 하는 일도 생길거야. 아니, 포기해야 하는게 더 많아질 수도 있어.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을 우직하게 하려면, 중간중간 들어오는 유혹에 빠져선 안 되거든.
어쩌면 그게 오는 기회를 잡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몰라.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내가 그 고생해서 지키려 했던 게 잘 자라서 커져있으면 그게 정말 행복한 일일거야.
저자의 삼촌이 하는 말을 읽으면서,
나는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한게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게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가지고 싶고,
잘하고 싶거나, 가지고 싶은 걸 포기한게 뭘까,
포기 당한건 있을지 몰라도, 자발적으로 포기했다라고 할 만한게 딱히 떠오르는건 없네요.
뭔가를 포기하면서까지 지켜낼게 없었던 건지.
저자는 자신의 학창시절부터 짧은 사회생활 연대기를 아래처럼 죽~ 나열합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5년
인턴 4개월
계약직 8개월
정규직 3년
29살에 퇴사 후 1년이 지난 시점,
회사도, 학교도, 엄마 손도 없이 저자 혼자서 걸어본 1년이라 표현합니다.
이 연대기를 보니 나는 어땠는지 한번 따라해보게 되네요.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군복무 3년
대학원 2년
29살에 회사 입사
이직없이 한 회사만 꾸준히 13년째.
공교롭게도 저는 29살에 회사에 처음 들어갔는데,
저자는 29살에 퇴사를 했네요.
저는 대학교 시절, 군휴학 말고는 휴학 한 번 없었고,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서 쉼 없이 지금껏 왔습니다.
잠깐 멈춤이란 말도 있듯,
한 1년 정도만 회사 안다니며 여기저기 여행다니고, 책 읽으며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퇴사.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거 같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는 퇴사 이후의 경제적 크레바스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큽니다.
아내와 자녀가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 언제 퇴사하게 될까.
자발적으로 하게 될까. 밀려나서 하게 될까.
이 일 말고 무슨 일을 하며 살게 될까.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
근데 요즘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뭐라도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라고 할까?
언젠가부터 일은 내가 열심히 하는데
나의 가치가 아니라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퇴사를 결심하는 건 생각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퇴사를 말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여행지가 소중한 이유는
그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든다.
책은 내 이야기를 담는 거고
다른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해서
그 책이 바뀔 거면
그건 내 책이 아니란 사실이다.
사람들이 으레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것들이,
바깥에서 얻은 확신이 ‘나의 답’이 될 순 없다.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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