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문유석(현직 판사)
문유석 판사님 책이 재밌어 다 읽어보게 된다.
그 전에 읽은 책은 <개인주의자 선언> 과 <쾌락독서>
이번 책은 아마도 문유석 판사님이 최초 집필한 책인 <판사유감>
얼마 전에는 김웅 검사의 <검사내전> 이란 책을 읽었는데,
최근 현직 판/검사들의 책이 많아진건지 원래 많았던 건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그동안 읽은 현직 판/검사들의 책은 재밌고 흥미롭다.
이 책은 문유석 판사님이 10여년 동안 법원의 내부 통신망을 이용하는
법관용 게시판에 틈틈이 올렸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
실제 판사로 생활하며 겪고 느낀 것들을 적은 내용들.
책에서 다룬 에피소드들은 주로 큰 범죄라기 보다는
안타까운 사연, 형을 집행하기에 모호한 사건 등
우리 삶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말 다양한 삶의 애환들을 엿볼 수 있다.
개인파산, 개인회생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이란 개념도 잘 몰랐지만,
대충 아는 선에서 나와 무관한 내용으로 생각했고
왜 이런 제도가 있는지 약간의 의문만 있었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저자가 말해주는 내용을 읽고 나니, 채무자뿐 아니라 채권자에게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필요한 제도인 것 같다.
개인파산 하는 일이 안생기면 제일 좋겠지만,
혹여 그런 일이 발생된다면 개인파산/회생 제도가 잘 활성화되어
다시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들.
인간이 다른 인간에 의해 동물처럼 ‘우리’에 갇혀
자유를 박탈당하고 처벌받는 것은
막연히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고통입니다.
제가 본 세상의 이치에 따르면
누군가 나에게 권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남들이 한사코 감추고 있는 일 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피상적인 정보와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파편은 넘쳐 나고,
클릭 몇 번으로 이러한 정보를 수집한 대중은
2차적 지식 생산자의 지위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권력 이동이고, 정보 민주화라면서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중략..)
정보화 사회인 지금 인터넷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아무런 교육도,
체계적 지식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급진적인 논평을 하고 신처럼 단정합니다.
(중략..)
누군가 노벨상을 탄 과학자들도 결론을 못 내리는
첨단 과학 이슈에 대한 음모 이론적인 소설 플롯을 제시하면
탁월한 견해 내지는 천기누설로 둔갑하여
빛의 속도로 웹을 떠돌게 됩니다.
소크라테스는 무지를 자각하게 하기 위해 평생을 가르쳤는데,
한국의 인터넷 상에는 약관 20대에
한국경제의 모순 구조,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
한국 근현대사의 진실,
국제과학계의 파워 게임과 음모 등을
훤하게 꿰똟는 현자, 예언자들이 득시글거립니다.
매사에 꼭 선명한 결론을 내리려고 무리하는 것은
오만인 동시에 무지입니다.
근거 없는 확신을 유포하는 것은
무지를 넘어선 범죄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정말 중요한 것은 좋은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는 거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본질을 볼 줄 아는 사람이거든.
범죄 역시 인간 사회의 다른 모든 위험과 마찬가지로
절명의 대상이라기보다 관리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관심 없는 타인들에 대하여
세련된 친절을 베풀 수는 있어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소신 강한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얼마나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결론이 잠정적인 것에 불과함을 인정하고
주저없이 결론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논리나 당위로 절대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해야 비로소 변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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