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혜윤
저자에 대한 표면적인 소개 내용이 거의 없다.
퇴사를 자주 했다는 것,
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것,
책 출간 당시에는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젊은 여성, 잦은 퇴사.
약간은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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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읽기 시작하자 그 마음은 사라졌다.
문학적 소양도 깊은 것 같고, 삶을 바라보는 것이 진중하다.
능력도 뛰어난 것 같다.
저자의 퇴사가 잦았다는 건, 다른 곳에 입사할 능력이 높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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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참 잘 쓴다.
내용이 전혀 지루하지도 뻔하지도 않다.
술술 잘 읽힌다.
이전에 읽은 몇 권의 에세이 책들은 외국인 작가의 번역서라서 그런지 별로였는데, 이 책을 읽으니 참 잘 읽힌다.
나 같이 십 몇년을 한 직장에 메어 사는 사람의 경우 대부분 저자의 삶을 동경하게 될 것 같다.
저자 나이 이제 서른 한 살이라고 하는데, 참 대단하다.
자신에 대한 성찰, 표현 등.
난 서른 한 살 때 그저 생각없이 새벽 출근, 밤 퇴근, 늦은 밤 술자리로 하릴없이 보냈는데..
책 본문에 저자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들이 조금 나오는데, 일반적이고 평범한 중산층 같지는 않다.(약간 금수저 느낌?)
이 부분을 읽는데 저자의 부모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진다.
아침 출근 전, 오전시간에만 읽다보니 한번에 다 읽지 못하고 몇 번에 나눠서 읽었다.
만약 휴일 혼자 있었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잘 읽히고 재밌다.
비록 저자의 나이는 나보다 열살 정도 적지만, 성숙도는 나보다 열살, 아니 그 이상 많은 것 같다.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지금 당장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계속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기만의 길을 찾아간다.
나는 일을 ‘원래 그런 것’,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정의하고 싶지 않다.
일은 단순히 직업을 갖는 게 아니다.
맨땅에 헤딩할지라도 눈 앞에 놓인 과제를 스스로 하나씩 해결하다보면, 할 수 없었던 일이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나를 제한하는 하나의 경계를 무너뜨리면, 자신에게 조금씩 믿음이 생긴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은 근본적으로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나를 먼저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믿음이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다른 곳에서는 얻기 힘든 자율성과 권한, 책임을 받았을 때는, 도전과 성취가 쌓이며 급성장할 수 있다.
이게 내가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와 돈에 대해 배우는 것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상하게도 환경, 도덕, 더불어 사는 것은 등한시되기 일쑤다.
성공의 척도는 얼마나 돈이 많은가와 연관될 때가 많고, 어느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물질적인 기준보다 내면적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아직 어려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경력이 없다고 경험도 없는 건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떤 기준을 더 중요시하는지는 나와 관계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된 점이 있다.
‘나’라는 사람을 당연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꼭 한 학년씩 위로 올라갈 때처럼 저절로 더 성장하는 건 아니다.
남을 알아가는 시간만큼, 어쩌면 그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꼭 엄청난 결단을 내리는 자세만이 용기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완벽하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 서툴고, 흠 많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내가 아껴줄 수 있는 것, 좌절스러운 생각이 들어도 다시 스스로를 일으키고, 자신을 챙기고 아껴주는 게 곧 용기였다.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불안감으로부터 모든 방황은 시작된다.
그러나 미래를 알게 된다면 어떨지,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훨씬 더 괴로워진다.
인생의 비극적인 순간이 언제 일어나는지를 알게 되면, 가장 기쁜 순간에도 마음 놓고 좋아하기 힘들어질 테니까.
미래를 알 수 없는 건 어쩌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신의 작은 배려일지도 모른다.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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