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이 쫄병이면 인생도 쫄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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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수,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란 책 속 한 주제의 제목입니다.

여기에 나온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합니다.


어떤 부대의 군인 아파트가 있었다.

101동은 기혼 장교, 102동은 독신 장교, 103동/104동은 하사관 아파트였다.

해당 부대의 병장은 연락병이었는데, 간혹 중대장이나 주임상사 집에 심부름을 가곤 했다.

하루는 병장이 중대장 집에 들러 사모님에게 물건을 전해주고 나오는데, 놀이터에서 사내아이 대여섯명이 놀고 있었다.

그러다 두 아이가 서로 밀치며 싸움을 시작했는데, 병장은 어찌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쳤다.

다음 날 중대장실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꾸중을 듣는 사람은 주임상사였다.

그는 20년 넘게 군 생활을 했고, 중대장 보다 나이가 10살이나 많았다.

며칠 후 병장이 주임상사를 태우고 사단 본부로 들어가는 길.

주임상사는 차를 잠깐 세우게 한 뒤 담배 한대 피면서 넋두리를 하며 말했다.

알고보니, 주임상사의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중대장 아들을 팬 것이다.

주임상사 아내는 화들짝 놀라 중대장 와이프를 찾아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주임상사 아내는 중대장 아내보다 12살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아파트 내 장교 부인들이 들고 일어났던 것이다.

이로인해 대대장이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해당 주임상사를 징계처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주임상사는 병장에게 물었다.

“계급이 쫄병이면 인생도 쫄병인가?”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지위가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자신이 사회 생활하는 동안은..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지위이고 힘인 것 같습니다.

계급장 떼고!

인간 대 인간으로!

동네 목욕탕에서 만난다면 그냥 동네 아저씨들 중 하나일 뿐인데 말이죠.


착각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사회적 지위에 흠뻑 젖어 착각 속에 살다가 은퇴하고 나면 훅~ 갑니다.

물론 저야 어디 젖을만한 사회적 지위가 없지만 말이죠.

은퇴 후, 나이든 후에는 머니머니해도 돈이 힘이겠죠?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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