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회사에서 팀 단체 행사로 창덕궁 나들이를 갔습니다.
그런데 팀 총무가 전원 한복을 입은 채로 입궁해야 한다고 사전에 공지 메일을 보냈죠.
물론 행사 당일 한복 대여점에서 단체로 환복을 하는 방식입니다.
메일을 보내면서 말미에 이런 말을 써 놓았습니다.
“행사 단체 사진 콘테스트 제출을 위해 부득이 진행하는 일이니, 너무 노여워들 마시길..”
행사 당일 “별궁터”란 한복체험/대여점에서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한복은 체형에 맞게 사이즈별로 랜덤입니다.
속에 옷을 다 벗고 입는게 아니고 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상태에서 덧입는 식이라 좀 답답했습니다.
수백 벌의 한복이 있는데 똑같은 한복은 거의 없고 조금씩의 차이를 둬서 특색이 있습니다.
제게 입혀진 한복은 어느 대감집 도련님 느낌입니다.
수 년전 결혼식 폐백 때 한복을 입어본 이후로는 한복 입는 것이 아마 처음이었을겁니다.
부끄럽게 어떻게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냐는 불만이 있었지만, 막상 입어보니 괜찮았습니다.
혼자서 입고 돌아다니라고 하면 절대로 안 할테지만, 함께하니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닙니다.
답답하고 불편합니다.^^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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