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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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
1046:1의 경쟁을 뚫고 제 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 수상작.

저자 본인이 스물아홉 생일되던 날, 1년 후 죽기로 결심하고 생활한 1년 간의 자신의 삶에 대해 써내려간 내용.

책의 저자는 얼굴 없는 작가로 베일에 쌓여 있다고 한다. 저자 이름도 가명을 사용했다. 책 본문의 내용을 읽어보니 신분 노출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현재는 과거의 자신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주인공은 특별할 것 없이 아무런 목표없이 학창시절을 보낸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냥 시간만 보내는 와중에 소개팅으로 남자를 만난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도쿄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사귀기 시작한다.

대학 졸업 후 스물 다섯에 결혼해서 전업주부로 사는 것을 계획한다. 그런 마음이었기에 졸업 후 취직한 회사의 정직원 자리도 적응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1년 만에 그만둔다.

이후에도 스물다섯 정도에 결혼할 생각이기에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그냥 그저 그런 회사 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다 스물다섯되는 해에 남자친구로 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헤어진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 해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다. 이 후 4년간 파견사원으로 살아가다 스물아홉이 된다.

‘대체 난 뭘 위해 살고 있는건가’,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 걸까’ 아무에게도 도움되지 않고 누구한테도 필요하지 않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로 스스로를 자책한다.

스물아홉 생일 되던 날, 홀로 살고 있는 3평 남짓 원룸에서 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하려다 용기가 없어 실패한다. 멍하니 TV를 보다 라스베이거스 여행 관련된 화면을 보게된다. 그러다 문득,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원없이 하루를 살고 서른살 되는 날 죽기로 결심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1년 동안 고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다가, 낮에는 파견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긴자의 호스티스로 일하며 주말에 아르바이트로 누드모델을 하기 시작한다.

이후 1년간 쉴세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돈을 모은 후 서른살 생일 일주일을 앞두고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다시 없을 일주일을 보낸다.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한 에세이다. 하지만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다. 내용도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있다. 기대했던 것 보다 마음에 들어와서 곱씹게 하는 문장들이 많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렇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드는 가장 주된 생각은 확실히 끝이 있음을 생각하며 살아가면 분명 오늘 하루하루를 더 충실히 보낼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이 힘든 이유들 중 주된 것 중 하나가 이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에 대한 데드라인이 없다는 게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만약 지금 다니는 직장 1년 후에는 어찌됐든 그만두게 된다면 오늘 스트레스 받는 일이 그만큼 스트레스가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들.

이제 나에겐 ‘계획’이란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생각 속에 어떤 씨앗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외톨이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외톨이인 것이다.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뭐든 그렇겠지만 일류니 고급이니 하는 말은 늘 조심해야 해. 본질을 꿰뚫기가 어려워지거든.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세상은 온통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여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만의 눈과 잣대만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 수 있을 거야.
그게 살아가는 즐거움 아닐까?

나는 사람들한테는 ‘가르쳐 주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래서 ‘무지’가 의외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미나코는 일이 너무 많아 밤샘 작업을 해야할 때도 있었다. 주어진 일을 모두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분’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게 그녀의 노동 철학이었다.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누드모델을 하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들 앞에서 옷을 벗는 그 순간부터 나의 자신감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 같다. ‘해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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