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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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체베.[1.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2. 줄거리 요약 및 분석
3. 역사적 배경과 소설의 가치.
4. 문화-중립적 시점이라는 모순과 한계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4448826
ISBN: 9788937461712
## -1.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아체베
조셉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이나 조이스 캐리의 『미스터 존슨(Mister Johnson)』 등 당대 영문학 걸작에서 아프리카인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된 것에 반발하여 쓰여졌습니다. 이 책은 20여 개 국 언어로 번역되어 8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간결한 문체로 세계와 인간을 애정 어리고 균형 있는 시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아프리카 현대 소설의 효시요, 정수라고 합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최초 아프리카 소설 이 책은 2007년 부커상을 수상한 치누아 아체베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입니다.
함부로 비교하자면 남미의 [백년의 고독]처럼 철저한 아프리카 문학이라고 하기엔 살짝 부족 ㅠㅠ
아체베는 1930년 나이지리아의 이보족 지역 오기디에서 출생했죠.
이바단 대학의 제1회 졸업생, 1954년에는 나이지리아 방송공사에서 일. 나이지리아의 내전기간(1967-1970)에는 반란을 일으킨 비아프라 정부를 위해 일했고. 현재는 뉴욕 주 바드 대학의 언어문학 석좌교수로 나이지리아의 역사적 변화를 소설로 그려냅니다.
19세기 말 아프리카의 한 부족 마을이 폭력적인 서구 세력의 유입으로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입니다. 폭력적인 서구 세력에 맞서 부족의 문화와 풍습을 지키려는 한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 선교사, 제국주의, 오콩코
소설은 영국이 나이지리아 동부, 니제르강 하안을 본격적으로 식민지화할 무렵인 19세기 말, 이보족에 영국인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역사적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1부에서는 난해하고 역동적이며, 유럽의 손길을 타지 않아 원시적으로 순수한 지역문화를 소개한다. 나이지리아의 전통 부족인 이보족의 전통, 문화, 풍습 등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복원한다. 2부에서는 초기 제국주의자들과 기독교 선교사들이 가져온 사회변화를 보여준다. 3부는 영국 식민통치의 직접적 결과인 아프리카의 침묵에 초점을 맞춘다. 소설은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던 한 사회가 제국주의 세력과의 만남을 통해 붕괴하는 과정을, 오콩코라는 한 개인의 몰락과 교차하여 그려낸다.
우무오피아 마을의 전사 오콩고는 불같은 성격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불명예스럽게 죽자 어린 나이에 우무오피아 마을에서 부와 명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오콩고는 제국주의와 선교사들의 유입이라는 역사적 흐름에 휩쓸린다. 『모든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반식민주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럽의 목소리 혹은 현존, 그리고 아프리카의 침묵 혹은 부재의 수많은 풍경을 보여준다. 이러한 침묵에 대항하여, 그것을 넘어, 정반대의 방향을 향하는 이 소설은 식민주의를 끌어내리고 아직 식민지가 되지 않은 이그보 세계의 떠들썩함을 찬양한다. 서아프리카의 “말하는 북”의 소리가 어디서나 들려오는 가운데 전례, 격언, 민화, 토론, 소문, 대화와 같은 구비전승으로 넘치는 작품이다. 아체베는 이보족 주민중 선교사의 문화를 받아들인 초기 기독교도였다.
그는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비교적 원주민의 입장에서 서술하고자 노력한다. 주술적이고 남성위주의, 일부 야만적으로 보이는 이보족의 문화를 전래설화를 들려주는 등 담담하게 담아낸다. 그 후 선교사가 영국제국의 치안판사를 끌어들이면서 모든것이 산산이 부서지다해가는 이보족 사회에서 본래 문화를 체득한 원주민 개인들의 삶이 어떻게 영향받고 어떻게 스러져갔는지를 공정하게 그리는 것이 이 소설의 방향으로 보인다. 일종의 인류보고서처럼 쓰여진 이 소설은 당시 식민주의 문학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진실을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통사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해 버린 제국주의와 기독교의 독선을 비판하기 때문이다.
우무오피아라는 아프리카 마을과 오콩코라는 비극적 영웅이 몰락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는 이야기다.
### -2. ‘붕괴’의 줄거리 요약 및 분석
▶ 2번은 발췌많음. 미리니름 주의!!
우무오피아는 그들만의 전통적인 관습을 갖고 있다. 주술사는 여러 신의 뜻을 예언했고 사람들의 삶에 깊이 관여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의 일생은 조상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장자는 존경을 받았다. 아내를 맞을 때는 조가비를 주고 사왔고, 일부다처제에, 쌍둥이를 낳으면 숲에 갖다 버리는 풍습도 있다. 금지기에 아내를 때리면 대지의 신을 모욕한 것이므로 큰 처벌을 받는다. 주인공 오콩고는 다른 부족과의 전쟁위기에 특사로 파견되어 그 마을 인질을 데려와 키우게 되며 연장자의 명령으로 아들같이 따르던 그 아이를 죽인다. 음악을 좋아하고 유약했던 오콩코의 아버지 우노카는 부족에서 인정받지 못했고 가난했다. 오콩코는 무능하고 가난한 우노카의 아들 오콩코는 아버지가 잃어버린 부와 명예를 되찾고자 한다.
오콩고는 많은 젊은이들이 누렸던 인생의 출발선이 없었다. 곳간 하나, 칭호 하나 물려받지 못했고, 젊은 아내조차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불리함에도 그는 아버지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미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디딤돌을 놓기 시작했다. 더디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신들린 사람처럼 혼신을 다했다. 참으로 그는 아버지가 치욕스럽게 살고 부끄럽게 죽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버지와 반대로 남자답고 싶어서 용맹스럽고 부지런히 살았다. 그의 내면에는 실패와 유약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아버지를 닮지 않아야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부족간 전쟁이 벌어지면 앞서 나가 용감하게 싸웠고, 적의 목을 따온 최초의 전사가 된다.
농사를 지을 시기가 되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밭을 갈고 농작물을 보살폈다. 그렇게 오콩코는 재산을 모으고, 부인들을 맞이하고, 아이들을 낳고, 불같은 성격으로 집안을 엄하게 다스려가며 부족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단 한 번의 우연한 실수로 부족에서 추방되고 7년을 채운 후에야 마을로 돌아온다.
7년만에 돌아온 마을은 과거의 마을이 아니었다. 부족 사람들은 선교사에 동화되기 시작했고, 교회가 세워진 후 그들의 정부가 들어섰다. 재판소에, 치안 판사가 많은 사람들을 끌고와 판결을 내렸다.
“우리말조차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알겠나. 그런데도 백인은 우리 관습이 나쁘다고 말하네. 게다가 백인의 종교를 받아들인 우리 형제들마저 우리의 관습이 나쁘다고 말한다네. 우리 형제들이 우리에게 등을 돌렸는데 어떻게 우리가 싸울 수 있겠는가? 백인은 대단히 영리하네. 종교를 가지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들어왔네. 우리는 그의 바보짓을 즐기면서 여기에 머물도록 했네. 이제 그가 우리 형제들을 손에 넣었고, 우리 부족은 더 이상 하나로 뭉쳐 행동하지 않네. 그가 우리를 함께 묶어 두었던 것들에 칼을 꽂으니 우리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네.”
오콩고의 아들 은워예는 어쩌면 치누아 아체베의 대체인물이다. 보족사회의 부조리에 적응하기보다는 새로운 유럽문화를 먼저 받아들인다. 은워예는 오콩고의 첫 아들이지만 기존 가치에 반기를 드는 인물이다. 그런 아들을 오콩고는 나약한 여자같다며 경멸한다. 오콩고는 아들에 가까웠던 이케메푸나를 죽이고 몹시 괴로워하였다. 자신을 아버지로 여긴 이웃마을의 볼모 를 살해할 수 있지만 은워에는 아니다.
그날 밤 아버지가 돌아오자, 은워에는 이케메푸나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고, 마치 팽팽한 활이 끊어지는 것처럼 그의 가슴속에서 뭔가 무너졌다…
은워예가 가슴속에서 뭔가 탁 끊어지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이 시기, 하루 밭일을 마친 후였다. 사람들과 함께 냇가 건너 먼 밭에서 얌 바구니를 들고 돌아올 때 그는 울창한 숲 속에서 울고 있는 갓난아이의 소리를 들었다. 말을 하던 여인네들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은워예는 쌍둥이를 항아리에 넣어 숲에 버린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까지 직접 마주친 적은 없었다. 으스스한 소름이 끼쳐 왔고, 밤길을 홀로 걷다 악령을 지나친 사람처럼 머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때 가슴속에서 뭔가가 무너졌다. 그의 아버지가 그날 밤 이케메푸나를 죽인 다음 들어왔을 때, 그것이, 그 느낌이 다시 그를 엄습해 왔다.
그들 사회의 내재된 모순을 느끼는 것은 은워예 뿐만이 아니다. 오콩고의 친구 오비에리카는 관습에 따라 쌍둥이를 버려야 했고, 그를 괴로워한다. “왜 본의 아니게 저지른 잘못으로 이렇게 심한 고생을 해야 하는가?”, ‘그는 내다 버린 자신의 쌍둥이들이 떠올랐다. 그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대지의 여신이 쌍둥이는 대지에 대한 모독이므로 없어져야 한다고 명했었다.’
일곱 해 만에 돌아온 오콩코는 그가 소중히 여기던 부족의 가치관이 변해버린 것을 알아차렸고, 이를 복구하고자 한다. 오콩코와 기존의 가치관을 지키고자 한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제국주의 권력에 편승한 사람들과 대립했을 때 오콩코와 친구들은 제국주의의 무력에게 비참하게 꺾이고 만다. 이렇게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 것이다. 오콩코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후 홀로 거대한 힘 앞에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음을 깨닫는다.
## -3. 역사적 배경과 소설의 가치.
이 소설이 발표된 1958년의 나이지리아는 이제 독립이 약속되고 정권 이양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평안과의 이별’은 이 시절을 다루는데, 여기서는 새로운 국가 건설로 가는 길목에서 정치적 부패와 경제적 빈곤에 당면한 젊은이들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을 이야기한다.
아체베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집필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그는 자신들의 공동체와 전통이 서구에 의해 폭력적으로 해체되는 과정을 되돌아보고, 풍유로웠던 전통문화를 기억하면서 이에 내재된 정신을 새로운 국가 건설의 도덕적이자 문화적인 토대로 재설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 열강 특히 영국이 니제르 강 하안을 본격적으로 식민화할 무렵 이 지역에는 이백 개가 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부족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 부족으로는 요루바, 에도, 이보, 이비비오 등이 있었다. 아체베는 이보족 출신으로, 자신의 종족이 지켜온 문화적 전통을 새롭게 하면서 이를 나이지리아라는 새로운 정치체제에 연결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계획이 그의 문학의 중요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그 거대한 역사를 개인들의 삶과 생각을 통해 그려 내고 또 해석해 낸다.
이야기는 충분히 개인적이고 또 비극적이다. 이러한 비극의 원인은 상당 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연유하고 또 그 결과 역시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제3세계 문학에서, 주인공의 비극은 주로 사회정치적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만 읽혀 왔으므로 이것은 새로운 시도이다.
어떤 세계든 사회는 개인들의 삶으로 이루어진다. 분명 제3세계의 문학도 개인의 비극과 사회적 비극이 동일한 무게로 얽힌 모습을 제시하며, 모든 것이 산산히 무서지다는 이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 불안전한 균형점- 은워예
원시 나이지리아 역사에서 보이듯 주인공 오콩코와 그의 우무오피아부족이 맞은 파국에는 서구 제국주의와 문화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체베는 이 작품을 통해 주인공 개인의 책임과 그 개인을 둘러 싼 사회와 문화가 져야 할 책임 또한 거론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 비극의 원인은 가장 크게는 정치사회적 변화, 특히 서구 제국주의에 있지만, 작가는
자신의 사회와 문화가 갖는 한계와 약점을 지적하는 것
이 또한 빠뜨리지 않았다. 제국주의 침탈 상황에 대해 스스로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간과하지 않고 냉철한 눈길로 점검한다는 점이 대체로 인정된다. 물론 ‘냉철한 점검’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서구열강과 우무오피아족사이에 균형점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소설이 보이는 저자의 시선은 원주민 오콩코의 시선이라기 보다는 최초의 기독교 회심자 은워예의 시선이라는 점이 하나의 불완전한 균형점이다.
그리고 물론 이 시선은 이보족 주민중 선교사의 문화를 받아들인 초기 기독교도인 아체베는 자신의 시선이라는 점이 피할 수 없는 균형점의 한계이다.
작가는 물론 먼저 주인공 오콩코의 장점을 얘기한다.
> 이것이 아체베가 이 소설을 쓴 이유이기는 하다.
오콩코, 그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음악만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달리, 그는 아주 젊을 때부터 가족을 부양하고, 맨손으로 밭과 곳간 그리고 집을 늘려 갔다. 건강하고, 전례가 없는 씨름 선수에다가, 항상 높은 꿈을 품고 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에 못잖은 약점 또한 있다. 그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는 무조건 정반대의 길을 택해야 하며, 또한 남자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그런 만큼 여자 그리고 여자다운 것을 항상 의식적으로 거부하거나 경멸하려고 한다. 가령 민담 같은 이야기는 여성스러운 것, 나약하고 쓸모없는 소일거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또한 불같은 성미 때문에 자주 사소한 실수에 노출된다. 그는 조그만 부주의에 불운이 겹쳐, 결국 일곱 해 동안 유배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게다가 그는 자신과 반대되는 성격의 사람 특히 신분이 낮은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겸손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타자에 대해 신중하지 못하고, 불철주야 자기 존엄성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그가 양자나 다름없게 된 이케메푸나를 자신의 도끼로 직접 죽인 것도, 남자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한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존엄성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해 촉발된 결정이었다.
오콩코의 경우와 같이 그의 부족 또한 사회구조와 문화 등에 있어 장점만큼 단점도 갖는다. 아체베가 무엇보다도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이 전통사회가 나름대로의 원칙과 구조 그리고 미학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부족민은 자연에 맞춰 농사를 짓되, 오직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즐긴다. 노동에 따른 휴식과 여흥 또한 다양하다. 단지 씨름과 같은 스포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많은 민담과 설화가 입에서 입으로,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전해진다.
아체베는 이렇게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문화와 사회를 일정한 균형 감각 속에 그려 냈다.
물론 그가 이러한 균형감각을 동원함으로써 서구 제국주의가 아프리카의 파국적 상황에 대해 갖는 책임을 경감해 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소위 대영제국과 서구 세력의 책임을 묻고, 다른 한편으로 스스로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를 재점검하려는 의지를 반영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아체베가 자신을 국민의 교사로 인식하는 것에 기인한다. 초기의 그는 자신의 좌표를 ‘교사로서의 작가’로 설정했다. - 번역자 조규형 서평 중.
### 4. 문화-중립적 시점이라는 모순과 한계
이 소설은 당시 식민주의 문학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진실을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통사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해 버린 제국주의와 기독교의 독선을 비판하기 때문이다.
##### 어차피 영어로 쓰려면…
하지만, 제국주의의 부당함이 명백해진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자면 영미문학으로 쓰여질 수 밖에 없었던 저자 중립적 입장조차도 영국사회에 편향된 기독교인의 시선으로 느껴진다. 아프리카 전통사회의 나약함과 수동성을 비판하면서 파괴적이고 잔인했던 제국주의와 선교사들의 만행과 거기에 짓밟혀 죽어간 원주민들의 아픔은 상대적으로 원거리에서 조망된다. 어쩌면 이 소설은 아버지 오콩고를 배신하고 쉽게 선교사에게 붙어버린 아체베 자신의 양심고백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좌표를 ‘교사로서의 작가’로 설정하고 당시 학살당한 피해자였던 원주민사회의 ‘영아살해’와 ‘천민 배제의 계급주의’, 원주민사회의 수동성과 무능을 지적하고 가르치려 드는 것이 영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치누아 아체베의 자세인 것이다. 어쩌면 아체베 자신이 완전하게 파괴된 오콩코의 삶을 대변할만한 시선과 관점을 소유하지 못한 것이 이 소서의 근원적 한계일 것이다.
모든 문화와 문명들은 그것의 우열을 떠나 근본적으로 자기본위이다. 자신들의 집단 안에서 자신들이 인류의 중심이며 나머지 타 문화는 모두 이방인의 저급한 문화로 치부하는 것이 문화의 본질이다. 한 문화공동체가 다른 문화에 침탈당했을 때, 우리가 실제 알아야 하는 것은 침탈자의 시선을 넘어서는 수준이 아니라 침탈당한 당사자들이 느낀 충격 그 자체이다. 그것을 공감한 후에 독자는 스스로 당면한 현상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다. 그런 근원적 차원에서 아체베는 다른 문화의 중립적 가치의 시선을 차용한 점은 이 소설의 한계이다.
구체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 행해진 유럽의 침탈을 겪는 시선에는
> 제국주의 선교사-은워예-오콩코의 세 개의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온전한 오콩코의 시선에서 소설이 쓰여졌다면 소설은 ‘더 산산이 부서졌’을 것이고
, 부족의 비 인권적 전통들은 더 많은 시간 가려져 평가를 유보하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원시부족 자신의 성장과 진화의 에너지에 기대어 ‘전통’이라는 늪 속에 간직되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역사가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이라면 그것 또한 하나의 때늦은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 도전은 더 위대한 일이었을 것이다.
남미 문학에 [백년의 고독]이 있듯 아프리카 문학에도 온전한 오콩코의 시선에서 그려진 새로운 소설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참조, 제 블로그에 ㅎㅎ
BY: @raah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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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소녀 이미지는@cheongpyeongyull 님이 그려주신 작품입니다.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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