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 교수 니시베와
장정일이 [빌린책 산책 버린책3]에서 김훈보다 50배 낫다고 해서 굳이
어렵게 헌책방 뒤져서 본 책입니다. 50배는 과장입니다.^^
빌린책 산책 버린책 isbn: 9788992053853
재일조선인 2세로 여겨지는 반쪽바리 야쿠자.
- 헤로인에 빠진 친구 동창생이 자살하기까지의 50년 관찰을 담담하게 그린 책.
반미 우익 동경대교수인 니시베 스스무의 학창시절 친구인 우미노 하루오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니시베는
“이 책은 그와 나의 ‘관계’에 관한 내 성찰문이자 비평문(21p.)”이라고 말한다.
반 쪽바리 조선인 우미노의 고통이 가득한 인생은 어느정도 니시베의 삶이다.
둘 다 너무나 가난하고 제멋대로 정직한 기질로 성적과 주먹 가난으로도 전교1.2등을 다투며 고교 시절 서로 의지했다.
“그로부터 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1년여,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법이 없었다. 정확하게는 실내 체육관에서 일주일에 한 두 번, 오직 우리 둘만 만났다. 그래서 무엇을 했는가. ‘여어!’ 또는 ‘야아!’라고 아는 체 한 다음, 상대가 잠자코 농구공을 발로 차면 그걸 받아 나도 묵묵히 되차기만 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면 서로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바로 그 30분은 급우들이 교실에서 점심을 먹는 시간이었다.(27p.)”
사상의 야쿠자와 행동의 야쿠자가 나눈 반세기 우정
친구는 서로 영향을 받는다. 멀찍이 떨어져 살았을지라도 반세기를 함께한 우미노의 삶이 곧 니시베의 삶이 되는 것이다.
니시베와 우미노가 삶의 영역은 달랐지만 모순된 사회에서 각자 아웃로우의 삶을 산 것이다.
동경대 경제학과로 진학한 저자는 양심적인 사회주의운동가로 지명수배와 수감 생활까지 마치고 (하지만 보수논객임) 다시 공부에 몰입해서 결국 동경대 교수가 된다. 작가는 자기가 추천한 인물이 조교수에서 탈락하자 자기가 사표를 내고 나와서 한동안 독립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한 인식과 실천을 일치시키려 노력하는 학자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자는 그동안 친구가 보내준 친구의 자전적 기록들을 출판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친구의 기록 속에서 지나온 세월동안 두 사람이 몇년 혹은 몇십년 만에 만나던 사이사이에 어떤 사건과 고통의 순간들이 있었을지를 그려본다.
반 쪽바리 마약쟁이 야쿠자 두목의 삶
주제는 친구는 인생이다.
니시베는 그렇지 않았지만 우미노의 삶은 그야말로 처절하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우미노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야쿠자와 야쿠자의 지인인 술집 부부가 우미노를 돌봤다.
불우한 처지에서도 공부를 해 지역 명문 고등학교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얻었지만
배고픔이 부끄러웠고, 그리고 배고픔을 참고 공부할 기력이 이미 사라졌다
반쪽바리-조선인아빠와, 일본인 창녀출신 엄마의-인생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중퇴 후 노가다판에서 시작해 야쿠자 길로 들어서서 야쿠자 중급 두목이 된다.
야쿠자로 살며 마약으로 몸이 망가지는 가운데서도 ‘임협도’라는원칙을 견지했다.
마약으로 몸을 망쳐 도태되다가 내부분쟁에 휘말린다. 자기 부하들이 투기사업에서 불을 지른 상점이 어릴적 자신의 은인의 집이었던 것이다. 방화범은 용서치 않는다는 자신만의 철칙에 때라 사업장에 총질을 하고 후에 분신 혹은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죽기 얼마 전부터 감방을 오가며 친구가 추천한 자서전을 써서 보낸다.
이 책은 그 야쿠자 마약쟁이의 자기서술 들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친구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 것이 행간에 자주 잡힌다. 극도의 긴장 속에 살아야하는, 그러면서 헤로인을 다루는 야쿠자가 헤로인으로 신경을 극단적으로 흥분시키며 살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이해를 한다.
자기 친구의 진면모를 책으로 그려냄으로써 어렸을 적부터 서로에게 받았던 삶의 자극과
시사를 정리도 한다.
“다시 말해 반쪽바리로 불리던 한 명의 사내가 시대의 돌절구에 갈려서 야쿠자가 되었다.
그는 아웃로우의 세계에서도 로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세계로부터도 아웃되었다.
급기야는 과거의 기억만을 처절하게 끌어안고 한갓진 북녘 땅에 홀로 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자신의 불행을 더욱 심화시키는 삶을 살았고, 아니 어쩌면 그런 삶을 택하지 않을 도리조차 없었다.
목숨 외의 모든 것을 상실했으며, 그 목숨을 깎아서 수기를 적은 결과, 그의 두 눈이 초점을 맞춘 곳에 선명하게 떠오른 것은 자신의 부모와 형제 자매들의 불우한 모습이었다.그들의 유골을 모두 모아 무덤 속에서나마 다 함께 사이좋게 살아보자고, 필경 눈물을 삼키면서 외쳤으리라.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추억이 진지하며, 자신의 진혼 또한 진지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정화하는 것이었을까? 추억하는 게 타성이 되고 진혼하는 게 타성이 될까 염려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일까? 202p
니시베는 말로 메울 수 없는 우미노와의 간극을 잘 알고 있었다. 니시베는 우미노와 정감을 교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다. 니시베는 서른에 이르자 우미노가 만나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니시베는 이것이 “나보다 몇 배나 힘든 조건 아래 살아가는 우미노에 대한 예의(85p.)”라고 말했다.
@raah의 블로그 참조
약간 참조 출처
-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구의 자살.
마침내 자기 친구에 대한 마지막까지의 의리를 생각하고. 친구의 자살속에 숨겨진 가족에대한 미안함, 예의 그리고 저자 자신을 향한 친구의 우정과 결기를 찾아낸다.
ISBN : 8991073069
보팅소녀 이미지는@cheongpyeongyull 님이 그려주신 작품입니다.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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