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ah
- -1. 한껏 부풀어 오른 , 감각의 향연
- -2. 성소(聖所/性所)인 부엌 ‘신성한 불’
- -3. 마술적 리얼리즘
- -4. 요리와 성욕의 이야기, 흐름과 발췌
1) 초콜릿 엑스터시
2) 사랑과 섹스로서의 요리
3) 불태워져야 할 정염의 에너지
4) 영혼을 불태울 불씨 - -5. 후끈 달아오르는 요리, 대단원
- 참고서적
시나리오로 쓰여졌다가 소설로 출판된 멕시코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1989의 이 소설은 450만부 이상 팔려나갔고 그녀가 각색하고 남편과 함께 만든 동명 영화도 멕시코 아카데미 11개 부문을 휩쓸었다. 멕시코 혁명에 휩싸인 1910년대를 배경으로 남녀의 열정적 사랑과 음식이주는 묘한 효과를 흥미있게 연결시킨다.
- 한껏 부풀어 오른 , 감각의 향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Como Agua Para Chocolate』은 한국어 제목보다 더 신선하고 열정적이며 짜릿한 작품이다.
원제목,‘Como Agua para Chocolate’의 의미는
초콜렛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상태처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심리 상태나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다.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결국은 폭죽처럼 빛을 발하며 터져 버리는 베드로와 티타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제목이다. 섹스와 섹슈얼리즘은 문화와 종교에 따라 그 배타적 억업의 정도 가 다르지만, 그것은 본래 꽃이 피고 열매가 맺듯 자연스러운 자연의 순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일본, 네덜란드, 덴마크에서 각각 ‘장미 꽃잎을 곁들인 살사 의 전설’, ‘붉은 장미와 토르티야’, ‘붉은 장미와 칠리소스’라는 서로 다른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한국소설의 제목 못지않게 이런 제목들은 소설의 의미를 반감시킨다.
후끈 달아오른 몸속의 거센 불길과 온몸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 등을 연상시키는 원제목의 두터운 성적 의미망을 충실하게 포착하지 못한다. 분노(boiling mad)와 함께 티타를 찾아온 “소변이 마려울 때와 비슷한 어떤 욕구”(107)를 제거해버린다.
즉, 한솥밥을 먹으면서 동서(同棲)하는 두 욕망(티타 ↔ 페드로 ↔ 로사우라)이 더운 김처 럼 토해내는 신음소리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몽글몽글 솟아나는 욕정등, 행간 속의
다양한 성적 의미기호들을 나타내지 못한 다는 뜻이다.
2. 성소(聖所/性所)인 부엌의 ‘신성한 불’ 앞에서
원 제목은 뜨거운 요리도구와 요리되는 요리들을 등장인물들의 욕망에 교묘하게 결부시켜 표현한다. 초콜릿이 끓는 것처럼 펄펄 끓는 몸이나 절절 끓는 욕망, 열정, 관능 등을 풍성하게 암시하는 매우 ‘핫’(hot)한 원제목에 비해 이들 번역된 제목들은 밋밋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달궈진 요리기구와 강하게 결부된 성적 흥분을 엮어내지 못한다.
혈관이 툭툭 터지거나 “살이 다 타서 녹아내릴 것만”같던 티타의 성적 흥분 상태와 강하게 연루된 튀겨진 팝콘. 한껏 달궈진 질냄비 같던 헤르트루디스의 나신, 티타를 보는 것만으로도 허기를 느끼다 결국 복상사한 페드로의 성적 오르가슴, 헤르트루디스의 귀향, 성냥반죽 및 터널 에피소드와도 깊은 관계들은 대부분 부엌의 뜨거운 불을 매개로 설명되어지고 풀어진다.
소설의 텍스트는 사실상 이 ‘두 불 사이’를 오가며 의미를 다려낸다. 욕구와 욕망들로 아우성치는 무의식을 프로이트도 ‘끓는 솥’(boiling pot)에 곧잘 빗댔는데 티타의 끓는 솥과 같던 욕망, 희망, 눈물도 ‘도가니탕’(melting pot) 앞에서 요리되곤 한다.
그래서 끓어 넘치는 초콜릿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런데 ‘달콤 쌉싸롬한 초콜릿’ 이라니 그런 정도로 표현할 제목은 아닌 듯하다. 우리말에는 사람의 성욕을 대상으로 표현할 만한 표현은 없을 듯하고 아마도 ‘발정난‘ or 후끈 달아오른’ 아니면 ‘참을 수 없는 정염’정도일 것이다.
[한껏 부풀어 오른 꿩요리] 나 [후끈 달아오른실제 이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그녀의 키친] 정도가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나 싶다.
12장으로 구성된 각 장 12달을 의미하는데, 각 장마다 소개된 요리의 레시피가 독자의 군침을 자극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달달한 감칠맛의 감각으로 지작하여 이야기 속에서는 섹스의 짜릿한 감각을 향한 페드로와 티타의 에로틱한 사랑의 과정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 책은 온갖 감각과 쾌감에 얽힌 이야기이다. 지식과 논리로 줄거리를 이해하려들면 당황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야기는 논리적 개연성 없이 급작스럽게 끓어오르곤 한다.
3. 마술적 리얼리즘
마술적 리얼리즘(Magical realism)과 네오리얼리즘(Neorealism)라틴아메리카 초기 영화산업을 이끌었던, 구 후발 식민주의자들의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근대 라틴아메리카 초기 영화들은 오히려 서구의 근대성의 권력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땅을 저개발의 공간으로 재현하는 매체에 불과했다.[ 임호준, 『시네마, 슬픈 대륙을 품다』, 현실문화연구, 2006, p.17-19] 하지만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영화운동이 사회현실에 대한 정치적 각성에서 비롯되어 대륙적으로 일어났다. 이러한 배경에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를 대표하는 두 가지 리얼리즘이 라틴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 바로 마술적 리얼리즘(Magical realism)과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이다.
당시 라틴 아메리카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군사 쿠데타로 들어선 군사 권위주의 정권의 ‘네오 파시즘 시대의 폭압아래 있었다. 남미문학과 예술이 자신들만의 독립성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실절 리얼리즘보다는 모호한 쪽이 더 안전하게 표현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감각과 쾌락을 엮어 만든 본질의 몽둥이로 관습과 생각, 지식이라는 허울을 깨뜨리는 구조의 지적 도전은 앙드레지드의 지상의 양식이후 아니 기독교가 성과 쾌락을 죄악의 묶음속에 넣어버린 이후 문학과 예술의 대 주제가 되었다.
1) 앙드레지드
여기 우리가 지상에서 먹고 자양을 얻었던 과일들이 있다 . - 코란 2:23
욕망의 대상은 늘 거짓될 뿐인 소유보다는 매번 욕망 그 자체가 나를 더욱 풍요롭게 해 주었느니라 . 나는 사랑을 소진했다 . 그것들이 찬란한 것은 내가 그것들을 향햐여 끈임없이 뜨겁게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 모든 열정이 나에게는 사랑의 소모였다 .
나다나넬이여 공감이 아니라 – 사랑이어야 한다.
선 ,악인지 판단하지 말고 행할 것 . 선인지 악인지 개의치 말고 사랑할 것 . 나다나엘이여 내 그대에게 열정을 가르켜 주리라 . [지상의 약식 p 22]
**나는 항상 만개한 꽃보다는 약속이 가득한 꽃망울을 , 소유 보다는 욕망을 , 완성보다는 발전을 더 좋아했다 . [일기 . 1939]
앙드레 지드가 말한 세상의 모든 열정 즉, 사랑의 소모는 욕망으로 팽팽하게 긴장된 채 항시 대기 상태를 말한다 . 바로 이 책의 주제와 일치하는 표현이다.
욕구와 육체를 주장하는 이들의 당당함은, 자연의 모든 살아남아 존재하는 것들의 경쟁력은 쾌락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바로 땅에단단히 발을 디디고 어 있다면 허황한 지식에물든 지성주의들을 비웃는다.
그래서 앙드레지드는 이렇게 말한다.
독수리는 젖에? 지빠귀는 즈니에브르술에 취하지 않는 것일까? 독수리는 비상에 취한다.
그대가 먹는 것에 취하지 않는 까닭은 충분 굶주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 완전한 행위는 쾌락을 동반한다 나의 육체가 매일 갈망할 수 있는 관능이 무엇이며 , 내 머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 그 다음에 내 잠은 시작될 것이다 .땅도 하늘도 나에게는 그 이상의 가치가 없다 . -지상의 양식 중에서
초코릿의 주인공들도 맛보고 흥분하고 서로의 몸를 향해 불타오른다.
라우라 에스키벨.[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환상소설의 형식을 빌어 파격적인 여주인공과 그 주변의 사랑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2) 마르케스
티타의 이미지와 상황은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주인공들과 많이 겹쳐진다.
“매일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가브리 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작) 속 페르미나 다사처럼 칼의 볼모로 잡힌 채 젖은 아궁이처럼 살아가야 했던 부엌데기 티타. 막내딸의 인생을 자기 입맛대로 요리하려던 마마 엘레나에게 들볶이고, 북쪽(norte)과 농장을 들락거리던 두 ‘초리소’(흔히 남근을 상징) 사이에 끼여 속앓이 했던 페넬로페. 팔루스를 가 진 여자, ‘씹어 먹는 자궁’(vagina dentada) 이미지를 체현한 무시무 시한 어머니-마녀(mother-witch)로부터 시종 역할극을 강요당했던, 이름(Tita)에서부터 엄마가 아니라 과잉 모성을 지닌 이모의 운명을 타고났던 찬밥 신세의 그녀(‘어머니 되기’에는 실패하고 ‘어머니 노릇’만 하는 티타). 확실히 이 들 번역된 제목들은 그런 티타의 한계상황/내면의 정황을 보여준다. “따라야 할 관습이 없는 곳으로” 훨훨 날아가고 픈 열망과 결혼 혹은 가족이라는 제도적 성 사이에서 속을 끓였던 주인 공 티타의 모습까지.
하지만 이러한 환상적인 형식의 이면, 멕시코의 한 여성 ‘티타’의 정체성을 억압하는 억지스런 관습의 틀과 그것을 타파하려는 시도들이 숨어 있다.
티타의 본성은 요리와 맛과 열정에 마술적으로 위치하며 때로 모성으로, 때로 섹슈얼리즘으로 나타나는 당당한 실존이다. 신비로운 듯 표현되지만 단단한 뿌리를 둔 한 여성의 정체성이다. 한편 그녀를 억압하는 관습의 구조는 강한 독선에 빠져 남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뒷면이 훤히 보이는 이기심의 폭력일 뿐이다. 근대이전,우리들의 전통과 관습이란 이름의 억압들이 이런 모습이 아닌 것이 얼마나 될까?
티타에게는 자신의 사랑이자 욕망을 표출하는데 있는 가장 큰 제약은 집안의 사회제도이다. 막내딸은 결혼을 할 수 없고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부양해야한다는 폭력적 틀은 그녀의 여성성을 충분히 상실하게 할 수 있는 제약이다.
하지만 생명을 잉태한다는 본능적 욕망은 우리존재의 근원적인 것이다.
티타는 부엌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아이에게 젓과 사랑을 주고, 베드로와 사랑을 나눈다.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티타의 여성성이나 제도는 그녀가 처녀로 머물 것을 명하고 젖을 못주게 하고 사랑을 막아버린다. 그런 자연스런 본성을 억지로 막는 모든 장애물들은 물길을 막은 제방들이 홍수에 터져 버리듯 결국 무너진다. 멕시코 혁명처럼 말이다.
4. 요리와 성욕의 이야기, 흐름과 발췌 (미리니름 있음!)
이야기는 티타의 조카인 에스페란사가 이모할머니 티타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티타는 단지 막내딸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 멕시코 명문가에서는 막내딸이 결혼을 하지 않고 평생 어머니 옆에 머물면서 부양해야 한다는 규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티타와 젊은 페드로는 티타를 보자마자사랑에 빠지지만 마마 엘레나는 그들의 사랑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티타의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혼시킨다.
-1) 초콜릿 엑스터시
‘Como agua para chocolate ’는 억눌렸던 다양한 계급과 계층 및 지 역과 인종의 이해와 요구(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된 멕시코혁명의 발발을 지시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팥죽 끓듯 하는 인물 내면의 번뇌와 고투는 물론이거니와 음식과 성과 요리들이 구축하는 의미장과 서사의 뼈대를 표상하는 데 맞춤한 표현이다. 사실 이 네 단어가 이 작품 전체를 진하게(에로틱하게!) 우려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는 작품 요소요소에 촘촘하게 배치, 나열됨으로써 초콜릿을 끓이는 물의 시청각적 이미지와 오버랩 되는 다양한 성적표현 및 요리장면들과 유기적으로 접속되어 있다. 예컨대
“뜨겁게 달궈진 질냄비 위로 현란하게 춤을 추며 떨어지는 물방울”(14), “팔팔 끓는 기름에 도넛 반죽을 집어넣었을 때의 느낌”(24),
“농장을 떠난 후로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이 느낌”(116),
“몸속에서 아주 강렬한 불길이 일었기 때문”(134),
“속에서 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는 빵 반죽의 이스트처럼 부풀어 올랐다”(158),
“팝 콘 튀길 때처럼 머리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160) 등과 같은 묘사 및 비유들이다.
특히나 초콜릿은 사랑의 묘약 내지는 사랑의 징표를 상징한다.
달콤 쌉 싸름한 초콜릿이 패러디하고 있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가버린 사랑을 위해 가지고 다니던” 것도 초콜릿 상자였다. 초콜릿이 육욕을 북돋우고 성 쾌감을 증강시키는 최음제, 정력제라는 속설의 뿌리는 의외로 깊고 질기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과 <바베트의 만찬>을 한데 버무려놓은 듯한 <초콜릿>(2000)이 바로 그런 마야인들의 믿음(초콜릿 엑스터시)에 뿌리를 둔 영화다. 카사노바(사실 그도 초콜릿을 사랑의 묘약으로 여겨 여자만큼 즐겼다)가 아침에 생굴 50 개를 먹고 “해장 섹스”를 했듯이 초콜릿 음료를 하루에 50잔씩 애음했다. 15세기 후반에 아스테카의 궁궐에서 소비된 초콜릿 음료는 하루에 무려 2,000잔을 상회했다고 한다. 아스테카의 초콜릿 황제 몬테수마는 처녀들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의례처럼 초콜릿 음료를 먼저 먹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소설과 외설을 넘나들 때 늘 초콜릿 과자와 음료를 먹었던 사드 후작이 이 신화의 열렬한 신봉자였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프랑스 루이 15세의 부인 마리 레슈친스카와 정부 퐁파두르 후작부인이 초콜릿을 최음제로 애용한 사실 또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초콜릿은 에로스가 첨가된 일종의 패션 푸드(passion food)로 소비되었다. 일례로, 콜롬비아 여성작가 라우라 레스트레포는 소설 열정의 섬(1989)에서 멕시코의 베라 크루스 지역에서는 신혼부부에게 관습적으로 핫 초콜릿을 대접한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기실 초콜릿(특히나 마시는 초콜릿)이 최음제라는 신화의 질긴 잔영을 채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발췌 참조:영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제목에 대한 단상.장재준.서울대교수님이신듯 ㅎㅎ
-2) 사랑과 섹스로서의 요리
티타에게 사랑을 맹세한 베드로는 마마헬레나의 강한 반대에 부딪치자 타타의 언니 로사우라와의 결혼을 받아들여 버린다. 그러고도 그 맹세를 지키겠다고 한다.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즉 결혼이나 불륜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설정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심지어 로사우라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티타를 향한 크고 영원한 사랑으로 결혼하는 겁니다.”
결혼을 통해 집안에 들어온 베드로는 은밀하게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첫 번째 사랑의 요리는 장미꽃잎 메추리 요리이다.
나차의 죽음 이후 베드로는 장미를 타타에게 선물한다. 요리에 피가 섞이면 안되지만,
“장미 꽃다발을 선물하면 그녀에게 많 은 위로가 될 거라 생각했다. … 티타는 장미꽃을 가슴에 꼭 끌어 안았다. 분홍색이던 장미 꽃이 티타의 손과 가슴에서 흐른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장미는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난생처음 꽃을 선물 받았고, 그것도 다름아닌 페드로의 선물, 그 때 장미 꽃잎으로 만드는 식민지 전 시대 전통요리법을 귓가에 속삭이는나차의 목소리가 또렷하게들려왔다. …P 55
티타의 사랑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의 꿈틀거림임을 보여준다.
메추리의 목을 비틀었다. 하지만 힘이 약했는지 불쌍한 메추리는 죽지안고 고개를 한쪽으로 축 늘인 채 푸드덕 거리며 부엌을 뛰어다녔다. 티타에게는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했다. 어쩔수 없이 죽여야 할 때는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 어머니는 티타를 조금 씩 죽여왔고 … 로사우라의 결혼으로 티타는 메추리처럼 목이 꺽이고 영혼이 꺽였다. p 56
한 공간에 있기를 원한 베드로와 부엌을 지키는 티타 사이에 요리를 통해 은밀한 교감이 존재한다. 베드로가 선물한 장미에 티타의 피가 스며들면서 엄청나게 폭발적인 요리가 탄생한다.
페트로는 아내의 질투를 자극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요리를 극찬한다. ” 이건 신들이나 먹을 수 있는 황홀한 음식이야!“
헤르투르디스에게 그 음식은 최음제 작용을 일으킨다.
다리에서부터 후끈 달아올라 왔으며, 몸의 가운데 부분이 간질거려…..혁명군 장교가 떠올랐다. 땀냄새와 흙냄새로 범벅이되어 생사를 오가며 공포와 불안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남자의 품에 안겨말 등에 올라타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티타는…
묘한 작용이 일어나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장미소스, 메추리 고기, 포도주, 음식 냄새 하나하나 속으로 스며드러…그렇게 달아오른 체취를 풍기며 육감적이고 섹시하게 페드로의 몸 속으로 파고들었다. … 페드로는 티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녀가 자신의 몸 구석구석까지 들어오도록 가만히 있었다. p 59
장미 꽃잎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를 통해 티타는 베드로의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드럽고, 향기롭고 또한 관능적으로. 요리를 내 보내면 베드로는 뜨거운 시선을 보낸다. 요리를 통해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술적 의사소통기법이다. 맛과 향과 섹슈얼한 시선들이 얽히면서 축제와 행사를 통한 식탁위의 만남들은 성적인 교차점이 된다’
요리와 은밀한 시선으로 대표되는 서로를 향한 갈구와 탐함은. 결국 마마 엘레나에 의해 멀리 떨어지게 된다. 그 이후 티타의 사랑의 대상이던 베드로의 아들이 죽자, 마마의 핍박 속에서 참아내고 억눌렸던 티타의 마음은 폭발해 버린다. 티타는 존 브라운 박사의 배려 덕분에 다시 살아갈 희망을 살린다. 마마 엘라나가 죽고 티타는 존과 결혼하려고 하지만 그녀를 정열로 끌어오르게 하는 대상은 존이 아니다.
-3) 불태워져야 할 정염의 에너지
장미 메추리 요리로 후근 달아오른 헤르투르디스는 너무 뜨거워 샤워를 하러가지만 물이 몸에 닿자마자 증발해 버리고 샤워장엔 불이 난다. 알몸으로 뛰쳐나간 그녀는 장교와 조우한다. 이런 마술적 장면들을 어떻게 영화로 표현 했을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얼마나 강했던지 나무 판자가 뒤틀리면서 불이 붙었다. 헤루투르디스는 불길에 휩싸여 타 죽을까봐 너무 두려워 완전히 벌거벗은 몸으로 샤워장에서 뛰쳐나왔다.
그때 그녀의 몸에서 뿜어나온 장미 향은 멀리, 아주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혁명군과 정부군이 치열한 접전을 버리고있던 마을 까지 펴져 나갔다. … 유독 한 군인이 출중한 용기 문에 돋보였다. … 장밋빛 구름이 그의 몸을 휘감자 잠시 후 그는 마마 헬레나의 농장 쪽으로 전속력으로 말을 몰기 시작했다. 후안은 거의 죽여놓은 적을 남겨두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누군가,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알 수 없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가능한 빨리 가야한다는 절박감밖에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헤루트루디스의 몸에서 풍기는 향이 그를 인도했던 것이다. 그는 제때 도착하여 들판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는 헤르트루디스를 볼 수 있었다는 그제야 자기가 왜 그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깨달았다. 이 여자에게는 타오르는 뜨거운 정열을 잠재워 줄 남자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헤르트루디스이 모습은 천사와 악마를 반반씩 섞어놓은 모습이었다. 가녀린 얼굴과 순결한 처녀의 육체의 눈과 땀구멍에서 뿜어져나온 열정과 관능은, 산에서 억눌러온 후안의 욕정과 맞물리면서 크나큰 장관을 이루었다.
후안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 헤르트루디스의 허리를 낚아 채 자기 앞에 앉혔다. …전력 질주하면서 어렵사리 첫 번째 결합이 이루어 졌을 때에는 말의 움직임과 그 둘의 움직임이 하나가 되어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p.63
그러나 결국
언니 헤르트루디스는 창녀촌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편지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곳까지 온 것은 내 몸속에서 아주 강렬한 불길이 일었기 때문이야. 들판에서 나를 말에 태웠던 그가 나를 구한거지 언제가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그는 내 몸의 열기를 다 식혀주지 못한 채 정력이 다하자 떠나버렸어. 하지만 지금은 수 많은 남자들을 상대한 후라서 많이 나아졌단다.
너무 길어 , 요기 까지만,
@raah의 블로그
소설의 결정적 환타지를 잘 보여주는
후끈한 장면 한 줄만 소개해요
요리를 먹고 후안과 춤을추던 그녀는 예날 후안을 들판 한가운데서 발가벗고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 즉시 가랑이 사이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몸 한가운데가 간질간질해졌고 음탕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에 헤르투르디스는 일이 커지기전에 남편과 얼른 다른 곳으로 향했다. 하객들도 모두 음탕한 시선으로 이핑계 저핑계 대며 얼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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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을 강요하는 소녀 이미지는@cheongpyeongyull 님이 그려주신 작품입니다.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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