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그리고 전쟁과 평화의 변주곡 1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세계는 복잡하게 돌아간다. 최근들어서는 미국이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옵션까지 나오고 있다. 혼자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산만하게 해보았다. 그리고 그 산만한 생각을 산만하게 적어 보았다. 마음이 답답해서인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글을 보니 내가 온전한 상태가 아닌것 같다. 독자제현들이 그냥 지나가면서 한번 슬쩍 읽어주는 것으로 족하다.

중국에서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식 무력행사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자개인의 견해라는 조건이 붙어 있긴 하지만 중국에서 학자 개인이 이런 이야기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중국의 의도가 무엇일까?

우리 신문에서도 북핵에 대한 공격에서부터 우리가 핵인질로 붙잡히는 것까지의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기사가 실리고 있다. 과연 북한핵문제로 우리는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 가는 것일까? 우리는 북한핵으로 인해 전쟁에 빠져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할까? 우리는 북한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전쟁을 불사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 북한핵문제로 인해 우리가 보이는 태도가 당연한 것인가하는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은 30년도 넘는다. 그동안 6자회담이니 뭐니 하면서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지만 북한핵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 무엇을 했길래 지금와서 전쟁도 불사한다는 소리를 하게되었을까?

먼저 북한과 전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전쟁을 하는 것이 현명할까?
핵은 절대무기이다. 핵은 핵이외의 다른 수단으로 억제되지 않는다. 핵을 보유한 나라와 전쟁을 하는 것이 타당한 결정일까? 북한이외에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핵을 개발했다. 이들 국가가 핵을 개발한다고 해서 미국이 전쟁을 한적이 있었는가? 미국이 이란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한적이 있는가?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과 전쟁을 한다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일까? 정상적인 생각이라면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북한핵을 둘러싸고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논의되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일 확률이 많다. 먼저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합작해서 북한에게 겁을 주어서 핵개발을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중국이 신문지상에서 미국의 북한공격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신호만 주는 것으로도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해결된다면 정말 바람직하다. 그러나 북한이 협박에 굴복하여 핵을 포기할까? 북한은 오히려 핵개발과 실전배치를 서두를 확률이 많을 것이다. 그정도로 포기할 정도라면 애시당초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리비아에서 카다피를 제거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다. 카다피가 만일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카다피가 어려움에 빠져있을때 미국이 카다피를 구해주면서 핵포기의 댓가라고 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은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북한은 바보가 아니다. 이래도 무너지고 저래도 무너진다면 북한은 핵을 완성하고자 할 것이다.

역사는 말한다. 미국은 절대로 핵을 보유한 나라와 전쟁을 한적이 없다는 것을. 미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개발을 전쟁으로 막으려 하지 않았다. 이란의 핵개발도 전쟁으로 막으려 하지 않았다. 하물려 이제 핵무기를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북한과 전쟁이란 가능하지도 않다. 예상하지 못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위협을 감당할 만큼 미국은 어리석지 않다.

핵은 절대무기이다. 절대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을 제외하고는 핵을 억제할 수없다. 핵은 미증유의 파괴력을 가진 무기이지만 이런 파괴력은 역설적으로 평화를 보장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전략가 앙드레 보프르는 공포의 균형을 주장했다. 전세계 국가들이 모두 핵을 가지면 더 이상 전쟁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핵은 절대적인 파괴의 수단이지만 평화를 강제하는 수단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앙드레 보프르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핵이 확산되면 실수와 우연에 의해서 인류가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 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지 않다. 예측하기 어려운 종교적 광신이 인류를 최후의 종말로 몰아 넣을 수도 있다. 핵확산은 공포의 평화보다는 인류의 공멸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핵문제는 단순히 북한하나가 핵을 가지는 문제가 아니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핵이 확산되는 출발점 혹은 특이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북한을 IS와 비슷할 정도로 비이성적이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할까?

필자는 북한핵문제 해결의 옵션으로 전쟁을 꺼내든 것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하나의 카드라고 생각한다. 블러핑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이 진전되면 진짜로 선택가능한 하나의 옵션이 될수도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감수하려 한다면 그것은 단순하게 핵문제 하나뿐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전쟁은 많은 문제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점은 다음으로 넘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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