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차핵실험을 하자마자 중국 역할론이 신문을 장식한다.
중국이 북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치인데 왜 중국은 북한의 핵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할까 . 그것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지정학적 이론인 순망치한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입술이 망하면 이가 시리다. 북한이 중국의 입술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냉전시대였다면 북한은 중국의 입술일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더 이상 중국의 입술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지금의 형국은 중국이 북한을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또 다른 이가 되었다. 지금 중국은 북한의 입술역할을 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여차하면 중국을 배신할 것임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소위 Areed Framework에 합의했을때 북한은 미국에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역할을 할 것임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당시 미국이 북한을 조금만 더 잘 다루었으면 지금 북한은 미국의 제1동맹국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의 힘을 걱정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북한의 제의가 우스웠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은 중국을 제1의 안보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대평양회귀전략이란 중국을 봉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북한을 끝까지 품고 가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라도 말을 갈아탈 수 있다. 만일 북한이 핵보유를 인정받고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한다면 동북아 안보지형은 급변하게 된다. 그럴 경우 북한은 한반도를 대표하는 미국의 동맹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차피 막지못할 적이라면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닌가. 미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에서도 유사한 예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의 등장앞에서 누구와 손을 잡지 못할 것인가. 올해 초 미북간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은 부인했지만 모두들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신문에서도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시 한국이 무엇을 제시할 수 있는가를 물어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뒷편에서 미국과 북한은 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쯤되면 중국은 과거의 순망치한론을 붙들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중국은 지금의 북한을 억제해서 자신의 통제하에 두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완료해서 미국과 대응한 협상을 하고 북한의 위협을 감내해야하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현명한 것은 지금의 북한을 억제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중국은 어설프게 현상유지 정책을 취하고 있는 듯 하다. 중국에게도 시간이 없다. 사드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서로 갈등을 벌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북한으로 인해 전략적으로 같은 입장에 처해 있음을 알아야한다. 오히려 미국은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이 북한을 끝까지 적으로 둘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은 가장 강력한 국가를 적으로 둘 가능성이 많다.
북한을 봉쇄하면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중국이 난민문제로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히려 강력한 봉쇄로 북한을 압박해서라도 핵무장의 의지를 파괴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북한이 항상 중국의 곁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렇게 볼 때 중국 지도부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성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환경은 유사하다. 문제는 양자 공히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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