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빌며

TV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노회찬 의원이 투신했다는 뉴스다. 첨에 무슨 소리인가 했다.
우리나라의 여러 국회의원 중에서 그래도 노희찬 의원 만큼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사람이 드루킹으로부터 4천 몇백만원 정치자금 받았다고 스스로 생명을 놓아 버렸다.

그의 죽음을 전하는 뉴스를 들으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난 그와 일면식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그래도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대충 들어 알고 있다. 그는 결코 쉬운 길을 걷지 않았었다.

그의 죽음소식을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분노를 느낀다. 정말 죽어도 마땅한 인간들은 철면피를 하고 있다.
그들이 해온 잘못에 비하면 그야말로 아주 작은 잘못에 불과하지만 자괴감을 느끼고 스스로 삶을 놓은 사람도 있다.

TV에서 마지막 출장을 찍은 화면에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많은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있었는가를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이런 결정을 하게된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누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았겠지만 그로서는 아마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그렇고 그런 국회의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었던 문제를 그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없었다.

지금의 정치인중에서 노회찬 만큼 깨끗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아마 지금의 여야 정치인중에서 이정도 일로 자신의 생명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어쩌면 그는 너무나 순수하고 고결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별것 아닌 것으로 생명을 버렸는지 모른다.

결국 훨씬 더 더러운 걸레들은 남아 있고 더 깨끗한 사람은 세상을 버렸다.

드루킹 수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서 정작 잡아야 할 놈들은 제대로 못잡고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격이 되어 버렸다.

썩고 썩은 인간들아. 그래도 너희둘 중에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버리는 노회찬 같이 고귀한 사람도 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

우리 정치에 가장 정의롭고 순수하며 자존심있는 사람이 세상을 등진 날이다.
앞으로 우리사회에 노회찬 같은 사람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그러나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서 서글프다.

슬프고 아쉽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음 생은 정의가 강물같이 넘치는 세상에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고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부디 잘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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