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곤경에 처하니까 별의 별일을 다한다.
갑자기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드 배치도 빨리 추진한다.
왜 그럴까 의문이 생긴다. 언론에서는 보수를 집결시키고 국민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 의도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하다. 한일 정보보호협정체결을 찬성하는 기사나 논설도 꽤 있다. 보수세력을 집결시키는 효과도 어느 정도 있는 듯 하다.
대통령이 처한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술책이라면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것이 대통령의 곤경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사드배치나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해양세력과 손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대륙세력과 손을 잡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느 세력을 선택하든 문제는 있다. 해양세력을 선택하면 매우 공고한 동맹관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접고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중국과의 경제관계에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대륙세력을 택한다면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과의 경제관계에서 상당한 손실을 당할 수 있다. 안보는 훨씬 취약해진다. 중국은 우리를 북한 다음으로 볼 것이다. 남북간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는 외토리가 된다.
만일 우리가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를 당한다면 그래서 어쩔수 없이 선택해야 한다면 해양세력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상황에 빠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선택해야 하더라도 가급적 양자택일을 하는 상황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우리의 외교와 안보가 어려운 것은 우리의 처지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마구마구 선택해버렸다. 마치 자기가 미국 대통령이라도 되는 것 처럼 저질렀다. 사실은 미국 대통령도 박근혜 처럼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왜 박근혜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대목에서 나는 박근혜가 미국의 도움을 받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본다. 박근혜는 미국이 하고 싶어했던 것을 다 해주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망명이라도 가려면 밑밥이라도 깔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미국이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을 환영하는 멘트를 날리는 것 보면 그런 의도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이다. 트럼프가 들어서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미국도 냉정하게 상황을 들여다보면 박근혜의 행동을 꼭 반길 일은 아니다. 도매급으로 한국내 반미 여론이 높아지면 좋을 것이 무엇이겠는가.
미국으로서도 다음 정권과 차분하게 하면된다. 무엇보다 실제로는 정부간 협정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기관간 약정으로 부산떨지 않고 한일간 정보교류하는 것은 별 문제없다. 미국으로서는 괜히 소란 떨어서 한미일의 안보협력구도가 깨어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방향이나 노선을 택할것인지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충분히 알고 선택하도록 해야한다.
지금의 정부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안보정책 방향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눈앞의 사건만을 근시안적으로 처리하는데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안보정책을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하여 일을 베베꼬이게 하겠는가.
원인은 한가지다. 순실이 없어서 아무도 써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써주는 놈이 순실이보다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던지.
세상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박근혜는 그 선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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