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화순 운주사의 불상들

계곡으로 난 길을 죽 따라 가자면 오른 편 절벽밑으로 군데군데 부처상들이 놓여져 있다. 그런데 부처상이 좀 이상하다. 세개에서 많게는 여섯개 정도가 같이 놓여져 있다. 가만히 보면 부처들 모습이 모두 다 다르다. 큰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다. 자세히 보면 남자같은 모습도 있고 여자같은 모습도 있고 어린아이 같은 모습도 있다. 그러고 보면 불상들이 가족같다. 아빠부처, 엄마부처, 형부처, 누나부처, 아기부처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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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사에 있는 불상들이 모두 다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왜 이런식으로 불상을 만들었을까 ? 아무도 답을 해 줄 수 없다. 답이 없는 곳에서 부터 상상이 시작되고 상상은 전설을 낳는다. 다양한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석공들이 자신의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이렇게 가족단위의 불상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을 위해 석공에게 부탁을 해서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대규모로 가족단위 불상을 만들었다면 다른 곳에서도 이곳과 비슷한 가족단위 불상이 발견되었어야 했다. 가족단위 모습의 불상이 여기서만 발견되는 것은 뭔가 다른 숨어 있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이것을 모티브로 창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런 능력이 없어서 아쉽다. 계곡을 빙둘러서 군데군데 서 있는 불상들이 모두 다 가족들 모습이었다. 물론 그 중에 아버지 처럼 보이는 불상은 마치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웅장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재미있었다.

오래된 불상이지만 마치 오늘날의 설치예술처럼 느껴진 것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그렇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이런 양식의 불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운주사의 불상들은 매우 독특하다. 그리고 무대를 계곡과 산 전체로 했다는 점에서 마치 오늘날의 스케일 큰 설치미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상들의 얼굴들도 통상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모던한 느낌을 받았다. 눈코입을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구분만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 현대식으로 치자면 표현주의적이라고나 할까?

날씨가 추웠지만 하나하나 구경하다가 벌써 땅거미가 다가왔다.


장애인들에게도 안전해질 권리를 보장해 주십시오.

장애인들이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KBS 시청자 청원에 목소리를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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