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극조생귤 후기, 귤하나에서 행복을 맛보다

@solnamu님으로부터 귤을 받았다. 며칠전 점심먹고 카페에 앉아 책을 보다 집에 들어오니 아파트 현관앞에 묵직한 귤상자가 와 있었다. 반갑고 신기했다. 내가 주문한 귤이 이렇게 도착하다니. 이제까지 스팀잇에서 활동한지 3년되었는데 물건을 산 것은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바지를 샀다. 그때 반바지를 팔던 분은 누구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먹는 것은 처음이다. 개봉을 했다. 귤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여느 귤들과는 달랐다. 노지에서 키워서 그런지 귤 껍데기에 이런 저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외풍을 맞지 않고 이쁜 껍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과는 들랐다. 제주의 바람이 생각났다.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분다. 그래서 제주의 귤들은 그 억센 바람, 제주사람들이 밭주위에도 쌓아올린 돌담위 그리고 돌담 사이로 틈입하는 바람과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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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흔적이 있는 법이다. 제주에서 온 귤들은 그런 흔적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가 항상 마음에 옹이를 박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그런 자욱을 지니고 있는 법이다. @solnamu님이 이 귤박스를 싸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삶은 다 자신만의 몫이 있는 법이다. 갑자기 @solnamu님과 무척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하나 까서 입에 넣었다. 새콤함과 달콤함이 묘하게 어우러져 입안이 상쾌했다. 귤이 너무 달아도 질리는 법이다. @solnamu님이 새콤하게 신 맛 때문에 걱정을 조금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새콤함과 달콤함이 조금씩 어우러진 맛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좋았다.

한 두어개 꺼내 먹었더니 강아지가 어떻게 알고 와서 자기도 달라고 한다. 한조각 떼어 주었다. 딸아이가 토한다고 참견을 한다. 강아지는 개의치 않고 내 주변을 맴돈다. 한조각 더 주었다. 냉장고의 빈 공간에 귤을 넣었다. 식구들에게 하나씩 꺼내 먹으라고 말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뭐든지 먹을것이 집안에 있으면 든든한 법이다. 그런 말씀을 하시던 옛날 어른들이 생각났다.

솔나무님이 같이 보내주신 말린 귤로 차를 만들었다. 따뜻한 물을 붓고 조금 있다가 마셨다. 향기가 우러나온다. 귤껍질 말려서 차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이야기 했다가 집사람에게 핀잔을 맞았다. 이제 나이들고 힘들어서 그런 일 못하겠다고 한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아파트에서는 귤껍질 말리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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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덤입니다 라고 하는 멘트가 재미있었다. 나는 삶은 덤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덤이 없은 삶은 삭막하고 메마르다. 오가는 덤에서 인정이 생기는 법이다. 그냥 한개 두개 더 주는 것이 아니라 귤을 자르고 말리고 다시 포장을 하는 정성이 느껴졌다. @solnamu 님이 보내주신 덤은 그냥 말린 귤이 아니라 정성과 인정이었다.

다음에는 여러 박스를 사서 주변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 품질과 맛은 최고였다. 가게에서 사먹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냉장고에 넣고 며칠 있으니 당도가 조금 높아진 것 같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 있는가

모두들 자신의 삶에 불만들이 많다. 그렇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지나칠 정도로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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