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금강산 남측시설 제거언급의 의미

김정은이 금강산 남측시설을 제거하라는 의미는 기존의 남북경제협력의 틀을 무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아마 앞으로 남북경협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자체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언급은 문재인 정부 등장이후 약 2년간의 남북밀월관계는 완전하게 끝났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원인분석은 다양할 수 있다. 먼저 북한이 예의 그 불법무도함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은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상당한 잘못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잘못은 한쪽만 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은 우리에게 어쩔 수 없는 존재다. 부정한다고 없어지지도 않고 싫다고 해서 사라지지도 않는다. 존재자체를 인정하고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 지도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김정은의 발언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첫째 김정은이 먼저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서’라고 했다는 점이다. 이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해체하기에 앞서 남측과 대화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에서의 이런 저런 시설을 제거하기에 앞서 ‘남측 부문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대화를 요구해 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두가지 방향이다. 첫번째는 북한이 요구한대로 시설을 제거하고 금강산에서 완전하게 철수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지금이라고 시설을 새로 개보수하고 금강산 관광을 실시하는 것이다. 현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대로 금강산에서 완전하게 철수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는 다시 시설을 개보수하고 관광사업을 재개하는 쪽을 선택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간 현정부의 행동을 살펴보면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입장인 듯하다.

관광은 유엔안보리에서 금지하고 있지 않지 않지만, 지금의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정부의 국제 국내 정치적 위상으로는 북한과의 관광을 추진하고 나갈 만한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만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지금과 다른 계산을 요구할 확률이 훨씬 높다. 북한은 지금보다 더 많은 댓가를 요구할 것이다. 과거에는 장소를 빌려주고 임대료나 받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동업자 이상의 관계를 요구할 것이다.

김정은이 남측시설을 싹 걷어 내라고 지시한 것은 남북경협이고 뭐고 다 그만두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측과 합의해서’라는 한마디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없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

두번째로 사실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말은 ‘남에게 의존하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이라고 한 것이다. 그 선임자들이 누구인가 ? 김정은에게 선임자는 김정일이다. 이는 북한의 체제에서 매우 심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이 자신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듯한 이야기를 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부언론에서 평가한 것 철멈 백두혈통의 신성함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으로 보아야 할까?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은이 북한의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북한의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정책적 오류를 비판하는 행동을 하기 어렵다. 김정은은 북한의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했다. 앞으로 적어도 30년간 우리는 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 매우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다. 이제까지 보여준 것을 보면, 그는 권력의 속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어떻게 행사해야하는지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김정은의 발언은 나는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으며, 권력을 행사하는데 어떤 거리낌도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앞으로의 남북협력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화해협력 이후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오던 기존의 남북간 협력의 공식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정일시대의 남북관계는 사실 남한의 시혜적 지원과 이를 바탕으로한 남한 기업들의 잠재적 특권을 내포하고 있었다. 김정일이 그런 관계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의 경제가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 이후 북한은 상당히 많은 점에서 변화하고 있다. 먼저 경제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해지고 있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그간의 경제운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남북간 경제협력도 대응한 관계로 가져나갈 것임을 밝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우리정부의 소극적인 행동과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정부는 유엔안보리의 제재가 아닌 부분, 즉 관광과 같은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지 않았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서의 인도적 지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북한이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우리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앞으로 북한은 현정부와는 아주 제한된 대화정도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리 북한의 속내는 평양에서 벌어진 남북축구대회에서 분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 북한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비난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북한의 그런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이 북미 핵협상이 실패했을때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라고 선언한 의미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우 좋은 기회를 놓친 것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남북관계는 쉽게 풀고 가기 어려울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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