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퇴이후 상황, 정치인의 책임

조국 사태이후 상황이 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조국이 사퇴하고 나면 그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국의 임명과 지지 그리고 사퇴는 정치적 결정과정이다. 조국이 완주를 하기 어려운 것이 뼌히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은 대통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약 3개월 동안 국정을 혼란으로 몰아 넣은 것은 당연히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으니 청와대 참모진들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들이 대통령이 결심했으니 나는 모르겠다고 하고 자리를 보전하고 있으면 안된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대신져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정치 그렇게 했다. 그런 정치적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책임은 곧바로 대통령이 지게 된다. 박근혜가 탄핵당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도 청와대 참모들이 스스로 대통령을 대신해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더라도 너무 늦게 졌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든 공격이 집중되었다.

현정부의 청와대 참모들은 박근혜의 청와대 참모보다 더 못한 것 같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 결정을 막아야 했다. 그리고 이렇게 사퇴를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마치 남의 일보고 있는 것 처럼 해서는 안된다.

조국의 임명을 지지하고 그를 지원했던 정치인들도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범여권의 거의 모든 중진 정치인들이 조국을 지지지했다. 이낙연 총리,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 내표, 유시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부겸 장관 심지어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까지 모두 조국의 임명을 지지했다.

정치인이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위이다.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조국이 불명예스럽게 마치 도망가듯이 사퇴하는 상황이 되었으면 당연히 자신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인이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든지 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른 과실은 자신이 진다. 시장에서 조그만 좌판을 놓고 장사를 하는 상인도 결정에 따른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져야 한다. 손실을 짊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정치는 성공하지 못한다. 자한당이 민주당을 초월하려는 기세로 올라가는 것은 민주당 사람들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보아하니 이낙연 총리를 당으로 불러서 이해찬을 대신하는 비대위 비슷한 것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문재인 주변의 사람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낙연도 조국문제의 책임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낙연은 총리로서 각료에 대한 제청권을 가지고 있다. 조국의 임명은 이낙연 총리의 제청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신이 제청한 조국이 중간에 낙마했으면 이낙연도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자리를 바꾸어서 민주당을 혁신한다고 한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 아니겠는가?

문재인 주변의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만 하다. 아마도 이낙연을 앞에 내세워서 호남의 민심을 붙들려고 하는 것이리라. 만일 호남사람들이 이낙연을 보고 민주당이 이런 상태로 그대로 가는데 지지를 한다면, 호남은 스스로 왕따를 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호남은 스스로 사망신고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낙연 총리 스스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옳다. 지금은 이낙연 총리가 당으로 가서 쇄신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때다. 어떻게 그런 것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조국의 사퇴가 언론과 검찰의 결탁에 의해 무고한 일가족이 무참히 짓밟힌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조국을 사퇴시킨 대통령과 여당이 모두 비겁한 일을 한 것이다. 만일 조국과 그 일가가 무죄가 된다면, 무고함에도 여론에 떠밀려 조국같은 위대한 개혁가를 내다 버린 문재인과 청와대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는 어마어마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인은 순간순간 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민주당에서 정치인같은 사람을 딱 한사람 보았다. 금태섭의원이다. 오로지 그 한사람만 일관된 윤리적 가치와 정치적 비젼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금태섭과 박용진 등 몇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원직 사퇴하고 물러나야 한다.

떨어지는 지지도를 만회시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해야 한다. 대충 사태를 무마하려고 해서는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하늘에서 내 목위로 떨어지는 칼날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손가락으로 잡으려다가는 그 중력에 내목이 짤린다. 내 팔을 목에 대고 뼈로 칼날을 막아야 한다. 팔하나는 완전하게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생명을 구할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칼날이 처음에 떨어지려고 할때 재빨리 잡았으면 손가락 두개로도 칼을 멈출 수 있다. 그러나 그 칼날이 한참을 지나서 내목에 떨어지기 직전의 상황이 되면 내 두팔을 모두 내놓아도 그 칼날이 내목을 치는 것을 막기 어렵게 된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조국 사태가 발생했을때 기를 쓰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뻔한 일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했으니 어리석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조금만 더 지나면 정권은 넘어갈지도 모른다. 자한당으로. 뼈를 깍는 혁신이 없으면 민주당은 해체되고 대통령도 탄핵될 지 모른다. 이미 블룸버그 통신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가볍게 볼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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