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이유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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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로 사람들을 만났다. 선거 때이니 만큼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왜 호남은 민주당을 지지하는가 하는 주제였다.

크게 두가지 정도로 대답을 요약할 수 있었다.

첫번째는 호남사람들은 잘대해주는 것은 바라지 않지만 불이이익은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호남사람들이 불이익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굳이 이번의 대화가 아니라도 여러번 느낀 적이 있다.

1980년 초반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다. 훌륭한 인품에 대단한 능력을 지닌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 부부가 초대를 해서 식사를 했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셔서 ‘대구’라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고향이 좋아서 부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 그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다. 매우 훌륭한 인재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위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난 그냥 이상하다라고만 생각했다. 내일이 아니면 감수성이 떨어지게 되어 있는 법이다. 지금 뼈저리게 반성한다. 그들이 가진 한을 내가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역사공부를 하면서 부터였다.

집안에 호남 며느리가 있다. 조카가 호남의 국립대학으로 부터 좋은 조건으로 진학을 하려고 했다. 그 며느리가 만류했다. 호남지역에서 대학원을 나오고 학위를 받으면 낙인이 찍힌다고 했다. 그 며느리는 서울에서 의과대학을 나온 의사로 재원이었다. 그말을 들으면서 아무말 하지 못했다. 그냥 못들은 채 했다.

불이익만 받지 않아도 감지덕지인데 문재인정권은 역대정권중 호남사람들에게 가장 잘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 호남사람들이 문재인정권에 호의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법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당연하다. 만일 박정희와 그의 뒤를 이은 군부정권이 대구경북사람들을 홀대 했었다면, 대구경북사람들이 지금의 미통당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번째의 이야기는 보다 직접적인 이유다. 작년에 국회에서 5.18 망언이 있었다. 황교안과 미래통합당은 그 문제를 매우 미온적으로 다루었고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듯 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광주와 호남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이 5.18에 대한 시각을 드러내면서 분위기가 일변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미래통합당이 권력을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5.18은 역사가 아니고 현실의 문제이다. 그런데 황교안과 미래통합당이 그 현실의 상처에 소금을 마구 뿌리다 못해 소금으로 짓이겨 버렸으니 어떤 일이 생겼겠는가? 갑자기 광주 호남이 급격하게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돌아서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5.18 망언을 한 국회의원과 황교안이 최대의 이적행위를 한 셈이다.

아마 5.18 망언이 없었더라면 지금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이번 총선에서 철저하게 정권심판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 황교안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뭔가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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