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부석사 법고루의 경치

부석사는 매우 특이한 절이다. 절이 봉황산의 제일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무량수전을 보려면 밑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 나는 요령을 부려서 제일 높은 곳 까지 차를 타고 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밑에서 걸어온다. 미륵전을 지나 조금 내려가다 보니 헉헉거리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법고루는 그렇게 올라온 사람들이 한숨을 돌리는 곳이다.

무량수전 바로 앞에는 안양루가 있다. 그리고 그 밑에 법고루가 있다. 무량수전에 들어가려면 법고루의 아래 문과 안량루의 아래 문을 지나야 하는 법이다. 부석사를 소개한 이야기를 많이 보았지만 법고루를 설명하는 글은 별로 보지 못한 듯 하다. 내가 보기에 무량수전의 본색은 법고루 인듯 했다. 위에서 내려갈때는 법고루의 의미를 제대로 잘 몰랐다. 그저 안양루 밑에 북이 매달려 있는 정자려니 생각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안양루에서 보는 경치보다 법고루에서 보는 경치가 더 멋있는 듯 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안양루의 경치만 이야기 하는 지 모르겠다. 유명한 사람들이 한마디 하면 모두 그것만 보려고 한다. 자기 스스로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1000 년 고찰의 역사를 어찌 한 두사람의 느낌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법고루에서 경치가 참 좋다고 생각하면서 앉아 있다보니 의외로 사람들이 여럿 경치를 보고 있었다. 아마 의식하지는 못하더라도 법고루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좋다는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이상하게 안양루에서 보는 경치보다 법고루에서 보는 경치가 장엄하게 느껴진다. 이유를 알 수 없다. 아마도 더 넓게 볼 수 있어서 그런 듯 하다.

법고루 밑으로 내려왔다. 법고루 밑으로 내려오니 앞에 3층 석탑이 두개가 서 있었다. 석탑이라는 것은 통상 주전각앞에 서 있는 법이다. 그런데 부석사의 석탑은 무량수전 한참 앞에 있는 법고루 앞에 서 있었다. 석탑있는 곳에서 다시 법고루를 올려다 보았다. 지나온 길을 뒤로 돌아 보면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 날 경우가 있다. 법고루의 풍경이 그랬다. 석탑있는 곳에서 올려다본 법고루 풍경은 가히 최상의 모습이었다. 이제까지 부석사에서 산을 내려다 보는 풍경을 구경했다면 부석사 자체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법고루 앞의 석탑이었다.

_A210460.JPG

_A210461.JPG

물론 무량수전까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절전체의 모습을 일별할 수 있었다. 웅장한 모습이었다. 수미산의 모습을 이렇게 꾸몄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한국의 절 중에서 수미산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량수전이 종교적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전각이라고 한다면, 법고루는 부석사 건축물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의미있는 건물인 듯 했다. 밑에서 올라 가면서 법고루가 없다면 그야 말로 부석사는 코가 없는 얼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얼굴에 코가 없다면 어떻게 보일까 ? 코가 제자리에 우뚝서야 인물이 사는 법이라고 어머니가 어릴때 부터 이야기 했다. 무량수전이 눈이라면 법고루는 코와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부석사는 두가지를 보아야 한다. 첫번째는 아래서 올라가면서 보는 절의 경치고 두번재는 절에서 내려다 보는 산의 경치다. 올라가면서 보는 경치의 핵심은 법고루였다.


dclick-imagead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부석사 법고루의 경치’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