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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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 민주당 아이오아 코커스가 열렸다. 민주당은 아직까지 발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언론에서는 민주당의 일처리가 문제라고 보도를 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 내부가 이상하다.

민주당은 개표에 혼란에 빠져 있다. 아직까지 제대로 개표를 완료하지 못했다. CNN는 개표 62% 상황 기준 집계로, 부티지지 전 시장 26.9%, 샌더스 상원의원 25.1%, 워런 상원의원 18.3%, 바이든 전 부통령 15.6%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에서 항상 1등을 달리던 바이든이 제일 꼴찌를 했다. 미국도 여론조사가 시원찮은 모양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중간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부티지지는 인디애나 주의 중소도시의 시장이다. 38세로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사람이다. 아직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국사람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바이든이 꼴찌를 한 것은 미국인들이 지금의 민주당식 정책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티지지는 무슨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다. 그가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무엇으로 보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찾아보지 못했다. 다만 그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고 난 후에도 시장선거에서 80%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대단한 능력의 보유자라는 것은 득표율로 알 수 있다. 그정도 득표율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샌더스와 워런는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빈부격차로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즈벨트와 같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샌더스와 워런을 무서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샌더스가 제시한 공약의 내용은 트럼프의 정책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다른나라의 부를 빼앗아와서 미국민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정책이었다. 샌더스는 미국내의 빈부격차를 줄여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아주 단순하게 비교 하면 그렇다. 워런은 그런 방법 측면에서 샌더스보다 온건하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샌더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미국 민주당 유권자들은 이미 기득권화해버린 과두적 민주당을 대표하는 바이든에게서 희망을 찾지 못한 모양이다. 앞으로 바이든은 별 힘을 쓰지 못할 것 같다. 아마도 미국 민주당의 숨은 손들이 비터 부티지지를 찾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선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미국의 기득권들을 흔들수도 있는 샌더스와 워런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약관 38세의 젊은 정치인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트럼프와 크게 비교될 것이다. 젊은 미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을것이다. 아마 샌더스와 워런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보다 훨씬 파괴력이 클지 모르겠다.

문제는 지금 미국의 문제는 샌더스와 워런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면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처럼 약탈적 제국주의 방식으로 일관하면 오히려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점차적으로 더 약화될 것이다. 동맹국들의 이탈현상도 심해질 것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부티지지 현상이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젊지만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정치인이다.

미국은 이렇게 능력있는 정치인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정치풍토라는 점이 부럽다. 그들은 20대부터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치활동을 한다. 그 과정에서 능력을 검증받는다. 그런 사람들이 발탁이 되어 전국구 인물이 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검증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그냥 이벤트하듯이 젊은 사람 뽑아 데려다 놓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2번같은 일이 생긴다. 최근 영입되는 젊은이들의 능력이 얼마나 검증되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은 연령을 정해서 쿼터제로 하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처럼 지자체에서 신인 정치인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못하면 뿔뿌리 민주주의라는 의미는 없는 것 아닌가 한다.

각설하고 앞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과정이 매우 재미있게 생겼다. 여러가지로 문제도 많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것같다. 부티지지와 샌더스 그리고 워런이 업치락 뒤치락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를 잡을 것이다. 당연히 트럼프는 그런 점에서 훨씬 불리할 것이다. 블룸버그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다고 했는데 만일 부티지지가 바람을 일으키면 블룸버그는 어떻게 나올까?

아마도 미국의 숨은 손들은 앞으로는 매우 참신하고 기후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티지지를 강력하게 밀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그 뒤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고하게 지키면서 말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도 희망이 별로 없을 것이다. 지금 미국에는 엄청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쌈빡하게 어필하는 정치인으로 화장하면 문제만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의 대선과정을 보면서 우리의 정치현실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왜 우리는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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