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과 정부수립일, 도대체 그게 뭔 소리야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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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언제부터인가 건국절이라는 말이 나왔다. 1948년 8월 15일을 정부수립일이 아닌 건국절로 정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야당을 위시한 진보쪽에서는 무지하게 반대했다. 그런 주장은 역사교과서 논쟁과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듯 하다. 일종의 역사바로잡기라는 거다. 그동안 좌파들이 역사교과서를 주물럭거려서 우파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현정부 들어와서 8월 15일을 정부수립일이라고 하면서 한동안 잠시 소란스러울 뻔 하다가 북한이 괌에다 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하면서 수면밑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붉어질 문제가 아닌가 한다.

왜 8월 15일이 문제가 되었을까? 건국절이 되던 정부수립일이 되던 그것이 무슨 문제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왜 그들은 1948년 8월 15일부터 멀쩡하게 있던 정부수립일을 건국절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일까? 그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치는 민생을 보살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한 일이 역사문제를 권력으로 해결하려고 했느니 어찌 제대로 나라가 운영되었을까? 8월 15일이 건국절이 되든 정부수립일이 되든 우리같은 민초에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민초들에게는 별로 관련이 없는데 연관이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멀쩡하게 수십년간 내려오던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바꾸자고 했을까?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소위 뉴라이트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말이 뉴라이트지 면면히 보면 극우주의자들이 대부분이다. 원래 보수주의는 개혁을 주장한다. 진보는 혁명을 주장하고.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보수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극우주의자들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런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일정정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친일이라는 점 말이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이 물러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에는 그 잔재가 그대로 남아 점점 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지만 한동안 주사파가 득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웃기지 않는가? 우리의 적인 북한의 김일성, 그것도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의 인명을 살상한 김일성의 사상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버젓히 대한민국에서 활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웃긴 일인가?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다. 기도안차는 일이다.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떤 사람들은 역사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랬다고 했다. 그래서 현대사 교육을 제대로(?) 시키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퇴색하고 있는 마당에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승만을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주도가 되어 정부를 수립한 8월 15이릉 건국절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로 왜 멀쩡한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주사파가 등장해서 온통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을까? 그건 정확하게 말하면 대한민국에서 친일문제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아서가 아닌가? 사실 이승만이 정권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친일파를 그대로 두어서 그런것 아닌가? 본말은 항상 전도된다. 이승만은 자기가 친일파를 이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데 거꾸로다. 이용당한 것은 이승만이었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의가 제대로 바로 서지 못한 문제로 인해 주사파가 준동 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 것이다. 결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교묘하게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 건국절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수립일을 건국절이라고 하자는 사람들의 생각의 동기가 매우 불순하게 느껴진다. 나만의 생각일까?

대한민국에 주사파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 이유를 잘 생각해보자. 정확한 처방은 정확한 진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중요성을 잘 몰라서 그럴까? 아니면 지금 우리 사회의 그리고 역사의 정당성이 크게 훼손되어 있어서 그럴까? 난 후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역사의 정당성을 지금와서 다시 세우기가 매우 난망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볼세비키 혁명과 같은 사건이 생겨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친일로 득세한 사람들이 그냥 엎드려서 조용히 반성하면 된다. 작금의 사태가 친일의 후손들이 자신의 정당성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일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평가일까?

현재 지금의 상황을 보고 후세는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까?
동족을 무참하게 살륙으로 내몬 전제권력의 북한과 친일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리석은 남한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이런 저런 기준을 다 접어두고 정치의 정당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초들이 제대로 먹고 사는 것이다. 하여 친일의 후예들이 정당성을 얻고자 하면 역사문제를 자꾸 만질 것이 아니라 민초들 잘 먹고 살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저들 배만 띵띵거리면서 언제 뒤짚어질까를 걱정하지 말고 말이다.

만일 박근혜가 역사교과서 문제 건드리지 않고 위안부 문제 건드리지 않고 진정 국민들의 삶을 걱정했다면 탄핵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민초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더라면 지금 처럼 감방에 갇혀 재판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건국절이나 정부수립일이니 가지고 소란 떨지 말고 우리나 잘 먹고 살게 해봐라.
이 화상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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