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 뽑아야 할 사람, 뽑지 말아야 할 사람

투표1.jpeg

선거에서는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좋은 사람보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보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 정치가 이렇게 난맥상을 보이는 이유는 뽑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할까? 그 기준도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오는날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느정도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가능하리라 본다.

첫째, 우선 말이 상황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된다. 조적조라는 말이 있었다.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말이다. 조국은 자신이 과거에 비판한 그대로 현재를 살았던 사람이다. 사물을 보는 평가의 기준이 가치관이 아니라 유불리에 따라 바뀐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어용지식인을 자처한 유시민 같은 사람도 조국과 같은 범주다.

둘째, 진영논리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된다. 사안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진영논리로 갈려 있다. 진영논리에 말려들게 되면 합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해 진다. 한국의 지식인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어용화되어가는 것도 스스로 진영논리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문의 기초는 내가 주장하는 내용이 어떤 논리적인 결함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당연히 논리적인 결함을 보완해 나간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지식인들은 분명한 논리적인 결함을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진영논리로 위장을 해버린다.

셋째, 팬덤정치와 선동정치하는 사람이다. 김대중 정권이후 한국정치는 선동정치와 팬덤정치가 판쳤다. 대중적 인기와 팬덤정치는 다르다. 노무현 정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노사모’와 같은 조직들이 만들어지면서 팬덤정치가 이루어졌다. 팬덤정치의 폐해는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다. 정상적인 사고과 비판을 모두 봉쇄해버렸다. 그런 현상이 특히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출발한 것에 주목한다. 팬덤정치가 힘을 발하니 많은 정치인들이 팬덤을 형성하고자 했다. 특히 여권에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나중에는 미래통합당도 그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좋은 일은 잘 따라하지 않아도 나쁜짓은 잘 따라 한다.

팬덤정치는 당연히 선동정치와 동전의 양면이다. 아테네에서 왜 도편추방 제도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간다.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사고를 마비시킨다. 장기적인 해악이 너무 크다. 지식인들도 그런 비합리성과 모순에 맞서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 팬덤에 포로가 된다.

그럼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첫째, 추구하는 이상과 신념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적어도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이해관계보다 가치관과 윤리관이 뚜렷해야 한다. 많은 정치인들이 눈앞의 이익에 혹해서 소신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중에는 신념을 지키고자 이익을 포기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쉬운 것은 그런 사람들이 잊혀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소환하는 것이 국민의 역할이다.

둘째, 오랫동안 검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외국에서 젊은 총리가 나오니 우리나라도 젊은 정치인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젊은 정치인들을 발굴한다고 했다. 하나같이 엉망징창이었다. 늙은이들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면 추하게 변한다. 그런데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젊은이들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외국의 젊은 정치인들은 10대 때부터 검증을 받은 사람들이다. 나이는 젊지만 정치적 연륜은 짧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그 연륜속의 검증과정은 무시한다. 젊으면 정직할 것 같은가? 나도 나름의 가치관을 지니게 된 것이 50대 중반을 지나면서 였다. 그전에는 이익에 흔들렸다. 지금도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보다는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오랜기간동안 검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대중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치라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인기의 포로가 되면 포퓰리즘이 난무하게 된다. 책임있는 정치인은 자신이 불리한 줄알면서도 국가와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대중적 인기에 맞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댓가로 할 수도 있다. 그런 결기가 없는 정치인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

자신이 뽑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오늘부터 투표할 수 있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이번 총선, 뽑아야 할 사람, 뽑지 말아야 할 사람’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