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안보칼럼) 오늘날의 한반도를 보는 시각 : 하트랜드이론과 대양세력 이론의 충돌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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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까 난데없이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나섰다. 거참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럼 이제까지 러시아, 중국, 북한이 모두 한통속이었다는 것인가? 그럼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날아가서 광대놀음 하고 왔다는 것인가?

러시아까지 왜 이렇게 달려들까하고 생각을 해보다가 갑자기 맥킨더의 중심부 이론이 생각났다. Heartland theory라고 하는 것인데 국제정치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대학교 1학년 때 배웠을 것이다. 유라시아지역의 중심부, 꼭 찝어서 말하자면 중앙아시아 그리고 몽골지역이 될 것이다. 이 지역을 차지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대륙세력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는 이야기다.

나중에 이것이 말도 안된다고 하여 주변부 이론이 나오기도 했다. 즉 중심부가 아니라 주변부를 장악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중심부와 주변부 모두 대륙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론이었다.

그러다가 미국의 마한이 전혀 다른 입장에서 해양세력이론을 제시한다. 해양을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생각난 것은 모두 러시아 때문이다. 뜬금없는 러시아의 한반도 개입의도를 보면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생각하다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충돌이라는 아주 초보적인 이론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한반도 주변의 냉전적 질서에 의해서 한반도가 분할된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시각을 좀 더 넓혀 보면 그것도 결국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갈등의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수 천년 동안 우리는 대륙세력에 속해 있었다. 대륙세력에 속해 있었던 우리는 중국의 속국이자 식민지 신세를 면치 못했다.

대륙세력의 지배를 면하려고 힘 좀 써보았더니 결국은 국제적인 해양세력으로 편입된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듣도 보도 못한 냉전의 충돌장이 되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말았다. 대륙세력들이 다시 한반도로 진출하고자 한 것이다. 미국이 6.25때 참전한 것도 대륙세력에게 해양세력의 대륙진출 근거지를 넘겨줄 수 없다고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해석하면 지나친 것일까?

그런 갈등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냉전적 구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 결국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각축이라고 하는 아주 오래된 국제정치적 구도의 한복판에 있는 것이라고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냉전적 구도라고 본다면 아주 쉽다. 냉전이라는 것은 상황적 현상이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 냉전적 구도는 끝난다. 러시아에 사회주의는 없다. 그런데 러시아가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대륙세력의 본능이 아닌가 생각한다. 참고로 러시아는 중심부 이론을 금과옥조처럼 신봉한다. 자신들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이론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살펴보기 전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본질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기술할 책이 있다. 토크빌이 쓴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특성을 논의한 것은 아니다. 토크빌은 미국에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논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해양세력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이념의 발전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것도 기실 영국에서 그 기초가 발전했다고 한다면 해양세력의 정치적 기반이 자유민주주의라고 규정하는 것이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한편 토크빌은 러시아를 전제주의 국가가 되어서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보았다. 지나치게 넓은 땅을 통치하려면 전제주의 체제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830년대에 발표된 책이지만 결국 그의 예언대로 러시아는 냉전이후 미국과 함께 세계를 지배하는 냉전의 주역이 되었다. 극단적 민주주의를 표방했던 사회주의도 결국은 전제주의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그 태생적 한계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좋던 싫던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어느 한군데에 속해야 했다. 만일 그렇지 않으려면 로마제국처럼 반도세력이 제국으로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과거 백제가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 지나간 일이다.

결국 대륙세력은 태생적으로 전제적인 측면을 가질 수밖에 없고 해양세력은 자유민주주의적인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농사를 짓고 사는 나라와 장사를 해서 먹고 사는 나라의 차이라고나 할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해양세력에 속해있다. 경제적 기반이 그렇고 정치적 기반이 그렇다.

역사의 긴시계로 보자면 우리는 냉전이 아니라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각축이라는 갈등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대륙세력의 이익을 가장 극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대표선수다. 마치 남한이 냉전시대에 서구진영의 대표세력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남한이 고도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냉전시대에 최종전선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많다. 남한에서 자유진영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투자와 특혜를 주었다는 것이다. 나이든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좋은 이미지가 그때 만들어진 것이다. 나도 미국은 무조건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다.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나라가 미국이었다. 지금 보니까 다 그것도 자신들의 국익에 부합하니까 그런 것이더구만.

우리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갈등의 한가운데 있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북핵문제 해결방법은 묘연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구도라면 남북한 대화로 무엇인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연목구어에 가까운 일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은 냉전이후 잠시 힘이 약해졌던 대륙세력들이 중국의 힘이 세지면서 다시 한반도로 그 힘을 펼치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칠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역시 북한은 6.25 당시와 같이 대륙세력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이런 구도는 쉽게 깨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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