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여행이야기) 금산사의 아이러니, 과유불급

금산사에는 미륵전 뿐만 아니라 대적광전이 있다. 대적광전에는 여러부처님들이 모셔져 있다. 이 전각도 임진왜란때 모두 전소되고 말았다. 이후 다시 지었으나 한번의 화재를 더 겪은 후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적광전에는 여러분의 부처님과 보살들이 모셔져 있다. 화재를 겪은 이후 여러 전각에 있던 부처님과 보살을 모두 한군데에 모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처님은 비로자나 불이다. 비로자나 불이란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전 우주를 움직이는 원리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불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신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적광전안에는 여러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데 그 안에는 석가모니 부처님도 있다.

대적광전 뒤를 돌아가면 진신사리탑이 있다. 진신사리탑은 마치 통도사의 진신사리탑과 비슷하다.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서 불보사찰이라며 3보사찰의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금산사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다. 같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데 한곳은 불보사찰이고 금산사는 그냥 사찰이다. 무엇이 다른지 알 수가 없다.

금산사의 진신사리탑과 그 주변의 조각들은 매우 독특하다. 크기는 통도사의 사리탑이 더 할지 모르나 그 주변 조각상의 다양함은 금산사가 한 수 위다. 통도사의 사리탑이 매우 권위적으로 느껴진다면 금산사의 사리탑은 그보다는 친근하면서 정감이 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금산사의 사리탑 주변의 여러 인물상은 매우 흥미로웠다. 오랜 시간 바람과 비에 훼손이 많이 되어서 인지 조각상의 모습을 제대로 알아 보기 어렵다. 그런데 그 인물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역의 인물이나 몽고의 인물상 같은 모습도 보인다. 둥근 모자를 쓴 인물상은 마치 제주의 돌하르방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당시 어떤 연유로 서역의 인물이나 몽고의 인물과 같은 조각상이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없다. 막연한 추측만 해 볼 뿐이다.

진신사리탑 한쪽 편 좁은 곳에 대적보전이라는 전각이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다. 대적보전을 보면서 대광명전에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은 뭐람 ?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중요해도 지나치면 별로다. 대광명전을 어마하게 크게 만들어 놓았으니 대적보전은 조그마하게 만들었나 보다. 장소 자체가 협소하여 대적보전을 크게 지을 공간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대적보전은 옹색하다. 들어가 앉아 있으면 창문으로 부처님 진신사리탑이 보인다. 그런데 제대로 위용이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전과 미륵전을 보면서 느꼈던 감흥이 확 사라졌 버렸다. 금산사는 모든 것을 다 가져다 놓으려다가 너무 넘쳐 버렸다. 불교적 관점에서 볼때도 이것은 아닌 듯 하다.

아쉬웠다.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 그리고 석가모니불을 위시한 여러 여래상과 보살상이 있는 대광명전만 없었더라도 균형이 맞았을 것 같다. 많다고 좋은 것 만은 아닌 듯 하다.

세상일은 균형이 중요한 법이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한 것이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금산사가 법보사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저번 포스팅에서는 금산사를 최고의 사찰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지나쳐서 부족함만 못한 절집이라고 했으니 읽으시는 분들께서 혼란스러우실 수도 있겠다. 뭐 한국 말은 다 들어 보아야 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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