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팀과 스팀의 미래, 방콕 가시는 분들에게

새로운 스팀이 들어오고 나서 어떤 긍정적/부정적 변화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쟁이 한번 지나갔다. 해외에서는 지금 한국커뮤니티에서 겪었던 일들을 지금 겪고 있다. 제가 해외계정으로 쓰고 있던 @slowwalker를 포함한 세 계정의 파워다운을 하고 있다. 한국 커뮤니티에서야 싸우고 말고 할 수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그럴 상황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이다.

얼마전에 아는 사람에게 스팀잇을 해보라고 했다. 그런게 있었어? 하더니 조금있다가 다시 답을 해왔다. “그거 싸움만 하는 곳이라는데?”. 그리고 안한단다. 국내에서 그런 홍역을 겪었는데 다시 해외에서 그런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한마디로 피곤하다. 그동안 줄기차게 글을쓰고 뭔가 될 것 같이 떠들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스팀이 블록체인 SNS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SNS라는 것이 서로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서로 다운보팅하고 싸우고 있으니 어떻게 그게 SNS라는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스팀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정말 생각해야 할 것은 SNS의 본래적인 의미가 무엇인가를 잘 생각하는 것이다.

SNS는 소통이 기본이다. 소통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내가 고민하는 것, 사회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 고치고 싶은 우리의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한 것이 SNS이다. 그것이 블록체인이든 그냥 인터넷이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스팀은 블록체인 SNS를 표방하면서 나왔는데 블록체인의 보상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SNS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 버리면 가치가 없듯이 스팀도 SNS의 가치를 잃어 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블록체인 SNS에 환호한 것은 검열이 없고 억압이 없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런데 스팀은 그런 초기의 비전을 상실했다.

아마 자기들이 무엇을 지향했는지에 목표를 상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해외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홉스의 만인대 만인의 투쟁이 생각난다. 중앙권력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가를 느끼게 되었다. 소위 무정부주의가 혼란과 더 큰 폭력을 초래할 수 있겠구나하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는 것 같다.

지금 스팀은 마치 인류초기에 정치권력이 생성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오래되어서 잃어 버렸는데 스페인의 역사학자가 rich를 power to distribute the spoils 라고 해석한 것이 생각난다. ‘부자란 전쟁에서 거둔 전리품을 나누어주는 권력’이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 역사학자가 했던 말이 그대로 스팀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 같다. 무정부상태에서 권력이 생성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권력이란 원래 폭력적이라고 하는 정치학자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3년 넘게 스팀에서 활동을 하면서 뭔가 될 듯한 기대를 했지만, 여기에서는 현재 상태를 초월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일전에 @blockchainstudio님이 중앙권력이 없는 스팀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와서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균형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짧은 시간에 정리가 되었고 짧은 시간에 커뮤니티가 무너졌다. 해외에서는 이 문제가 정리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하고 그러면서 커뮤니티도 천천히 붕괴될 가능성이 많다. 아마 그런 시간이 지난다음에야 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몇 년은 더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사이에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블록체인 SNS가 등장하고 스팀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팀을 이끄는 사람들이 시각을 넓게 해서 멀리 보았으면 한다.

스팀의 보상은 무한정 계속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 그러면 무엇으로 스팀을 유지해 갈 것인가? 스팀이 살아 남으려면 정말 그런 문제를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

이번에 방콕에서 스팀페스트가 열린다고 하니 참가하시는 분들은 그런 문제를 같이 논의해보시기 바란다.

저는 일단 얼마정도 파워다운할 것이다. 그리고 관망을 해보려고 한다. 그동안 사랑하는 여인을 조금씩 떠나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스팀을 이제야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동안은 내가 투자했으니 잘되어야 해 하는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네가 잘되면 그때 한번 찾아올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원래 투자는 저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제야 정신을 차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다른 대체 투자처를 찾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글은 계속 쓸 것이다. 일정수준의 스팀파워도 유지할 것이다. 스팀은 스팀파워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그냥 재미로 글쓰는 정도면 딱 맞는 것 같다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등으로 흘러 들었던 것이 나의 문제였다. 고집과 독단은 언제든지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한다.

젊은 아이가 스팀을 보더니 재미가 없다고 한다. 그것보고 큰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그만 보상을 미끼로 재미없는 SNS에 들어 오라고하면 누가 선뜻 응하겠는가? 젊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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