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사촌 동생과 막걸리 한잔을 했다. 뼛속부터 정의당원인 내 사촌동생은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이 죽기 얼마전에 했다는 강연회에 참석했던 이야기를 했다. 노회찬의 양복은 2만원 정도짜리로 어디서 샀는지 알기도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40만 킬로미터 넘게 달린 소나타를 타고 다녔다. 그의 구두 뒷축은 거의 다 닳아 있었다고 한다. 장례식장에 누군가 그의 영정앞에 새 구두를 한 켤레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내 사촌동생이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노회찬의 죽음을 슬퍼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의 죽음을 슬퍼할까 ? 그냥 유명한 정치인 하나가 비극적으로 죽어서인가 ? 나는 슬펐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을 걱정해주는 사람을 하나 잃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우리의 삶보다는 자신들의 삶을 걱정한다. 거의 유일하게 노회찬은 자신의 삶을 던져 버리고 우리의 삶을 걱정해주었다. 앞으로 다시 우리는 그런 정치인을 가질 수 있을까 ?
정말 슬픈 것은 그는 우리의 삶을 걱정해주었는데 우리는 그를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았고 제대로 대접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슬프다.
그런데 왜 그가 죽었을까 ?
이상한 것은 그가 죽었는데 그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그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드루킹에게 4천만원인가 5천만원인가를 받았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그 돈을 받았다. 아마도 노회찬은 그돈을 받아서 선거자금에 썼을 것이다. 언론에서는 정치자금법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길을 한다. 그래 정치자금법 바꾸어야 한다. 지금의 정치자금법은 모든 정치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든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어떤 정치인이 정치자금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
그런데 말이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자. 왜 드루킹이 노회찬에게 돈을 주었을까 ? 드루킹은 나중에 정의당 국회의원들에게 협박하는 이야기도 했다. 너희들 모두 내손안에 있으니 꼼짝 마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노회찬을 죽인 것은 드루킹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드루킹은 더불어 민주당의 하부조직원이나 마찬가지다. 김경수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전후를 가만히 살펴보면 노회찬은 드루킹이 쳐놓은 거미줄에 걸려 버린 것 같다. 그런데 왜 드루킹은 노회찬과 정의당에게 거금을 주었을까 ? 진보정당인 정의당이 선전하는 것을 원했기 때문일까 ? 대부분 댓가없는 정치자금은 순수하게 그를 후원하기 위해서 준다. 내 사촌동생은 노회찬에게 헌금을 하면서 “노회찬은 복직하라”라고 적었다고 한다.
드루킹은 노회찬에게 헌금을 하고 다시 협박을 했다. 그를 후원하기 위해서인가 ? 아니다. 이정도면 삼척동자도 다 안다. 더불어 민주당에서 이번 대선에 정의당을 압박하기 위해서 미리 함정을 팠다는 것은 다 추측할 수 있다.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고 보수는 부패해서 망한다는 격언이 있다. 정의당이 독자적으로 나서면 더불어 민주당은 죽쒀서 개주는 수가 있으니 미리 함정을 파놓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합리적인 의심 아닌가 ? 그렇지 않다면 드루킹이 그 이후에 노회찬과 정의당 국회의원들에게 한 협박을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노회찬을 죽인 것은 드루킹이고 그 뒤에 김경수가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드루킹과 김경수 그리고 더 나아가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노회찬을 죽도록 만들간 족속들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듯하다.
지금 특검은 노회찬의 죽음과 관련하여 수사를 하지 않을 것 같다.
분명히 말한다. 특검은 노회찬을 죽음으로 몰고간 정치자금의 출처를 분명하게 수사하라. 법원이 노회찬에게 정치자금을 준 경공모의 변호사를 구속하지 않은 것이 새로 임명된 대법원장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이 억측일까 ?
아무리 보아도 이번 노회찬의 죽음은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을 협박하고 농락하기 위한 술책의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렇다면 정의당 최대의 적은 더불어 민주당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정당이길 포기했다.
아마 저의 글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알 것이다.
가장 한심한 사람들은 정의당 지지자들이다. 그들은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생각하는가 ?
만일 심상정과 김종대 등 정의당 의원들이 드루킹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면 지금 당장 이를 밝혀야 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을 지면 된다. 그래야 이땅의 진보정당이 살아갈 수 있다.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시작하면된다. 뒤가 구린 채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노회찬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만들지 말라.
노회찬 죽었다고 슬퍼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은 그의 죽음을 모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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