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우리 가운데 있다, 재벌과 건물주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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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탄핵되고 이미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정부가 바뀌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고 박근혜는 감방으로 갔다. 얼핏 TV에서 비치는 법정에서의 그녀 얼굴을 보면, 우리가 어떻게 저런 사람에게 통치를 받았나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아녀자 같다. 누가 저런 사람에게 권력을 주었을까?

뭐 사실 모든 사람이 평범하다. 이글을 쓰는 필자도 그렇고 읽는 사람도 그렇다. 우리중에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같은 죄목으로 법정에 서서 재판을 받는 이재용도 마찬가지다. 난 삼성의 회장은 뭔가 다를 줄 알았다. 그도 마찬가지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다. 저런 사람 밑에서 삼성이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권력이 바뀌니 많은 것이 달라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억압적인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엇이 실질적으로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아서 그것이 걱정이된다. 정권초기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 것은 불안하다. 아마도 이미지 정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정권기간 중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닥치면 하는 것으로는 국가를 이끌어 가기 어렵다.

무엇인가 분명하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갑을 관계의 청산이 아닐까 한다. 우리사회 최고의 갑은 누구일까? 박근혜의 경우를 비추어보니 대통령인 듯하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도 얼띠기 비슷한 박근혜 앞에서 정신을 못차린 것을 보니 말이다. 진짜 갑은 재벌이 아닌가 한다. 사실 지금의 재벌은 암적존재나 마찬가지다. 모든 일에는 사람이 중요하다. 처음의 창업주들은 그래도 어려운 환경에서 사업을 일으켜서 인지 주변사람들 중요한 줄도 알았고 삼갈 것도 알았던 것 같다. 그런데 2대 3대로 넘어오니까 이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는 것 같다. 누구덕분에 재벌이 되었나? 못먹고 못입으면서 일해 준 국민들 덕분인데 마치 지들이 잘나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아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재벌은 해체되어서 마땅하다는 것이 국민들의 기본적인 심정이 아닐까 한다.

정치인과 재벌만 혁파하면 세상이 잘 되어갈까? 난 항상 문제는 뒤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치인과 재벌보다 더 큰 문제는 건물주다. 사실 재벌개혁보다 더 심각한 것은 건물주 개혁이다. 아마도 여기에 있는 분들 중에서 건물 임대해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동의하실지 모르겠다. 조물주 밑에 건물주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부는 그동안 최저임금을 올렸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 보다 더 먼저 했어야 할 일이 상가임대료 잡는 일이 아니었나 한다. 건물주들 무자비하다. 조금만 장사되는 것 같으면 임대료 바로 올린다. 장사해서 건물도 사고 해야 건전한 자본이 축적되고 먹고 살 것 아닌가? 아무리 장사를 해도 임대료 때문에 돈을 제대로 모을 수 없다면 그것은 헛일이다. 우리나라처럼 개인이 장사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 임대료 개혁은 재벌개혁보다 더 중요하다. 재벌회사에서 먹고사는 사람이 많은가? 아니면 자기 장사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많은가? 당근 자기장사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재벌과 정치인들은 타자화할 수 있지만 건물주는 그럴 수가 없다. 건물주는 우리 가운데 가면을 쓰고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 개혁이 어려운 것은 그들이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보통사람이 아니다. 지금 한국사회의 어려움은 바로 그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난 재벌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물주와 임대료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분명해도 해결하기 어렵다. 건물주와 임대료는 바로 보통사람들의 이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벌의 착취라고 말한다. 그렇다. 고쳐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조금 있는 놈이 없는 놈 빨아 먹는거다. 이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문제는 재벌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있는 것 같다. 재벌은 타자화해서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건물주는 우리가운데 존재한다. 우리가 우리 최대의 적이다.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다. 내가 나를 개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왜 임대료 문제가 표면위로 등장하지 않을까? 표 때문이겠지 아무래도. 내가 문제인데 재벌을 탓할 수 있는 사회. 나의 잘못을 돌아보기보다도 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요모양 요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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