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대하는 태도, 베트남과 한국의 경우

image
월남 출병식

오랫만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국민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그녀도 집으로 갔습니다. 이제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야 합니다. 과거에 머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서 절대 과거를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과거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는 말과 과거를 기억하고 과거에 얽매인다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베트남은 우리와 정식 수교를 맺었습니다. 수교를 맺으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과거사 청산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과거를 잊어 버렸기 때문일까요. 월남은 우리와 같은 유교국가입니다. 그들에게도 명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과거를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우리만 명분이 있고 베트남에는 명분이 없어서 우리에게는 과거사 청산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하겠습니다. 베트남은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당한 것보다 더 처절한 피해를 당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우리는 베트남에서 아주 잔학한 가해자였습니다. 베트남을 여행한 사람들은 간혹 마을에 한국군이 저지른 만행을 적어 놓은 비석을 보곤했다고 합니다. 일부 참전군인들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성의 뜻으로 베트남에 가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더군요.

일본도 그런점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국가차원에서는 저들이 잘못한거 없다고 하지요. 마치 우리 정부가 베트남에 쌩까듯이. 그런데 일본의 양심있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반성을 하고 참회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의 양심세력이 하는 것보다는 질과 양이 떨어지게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어떤 우리나라 사람들은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잔학행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처절한 반성과 참회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image
베트남에 있는 한국군 증오비

베트남사람들과 우리가 다른 것이 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용서를 하되 잊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용서도 하지 않고 잊지도 않습니다. 베트남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용서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입니다. 공산주의가 유교와 비슷한 것이 있다면 명분이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대담론에 강한 것이 공산주의지요. 조선에서 수백년 동안 이기논쟁이 벌어진 것도 유교가 거대담론에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랫동안 유교적 전통과 공산주의 사상의 영향속에 있던 베트남이 우리에게 과거청산을 요구하지 않은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들이 결코 자존심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자존심은 실력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을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일본에게 대하는 방식이 진정한 자존심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용히 실력을 키우면서 학문에 힘쓰고 그래서 남북통일 이룩하고 그 이후에 일본보다 더 큰 국력으로 일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일본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아직까지 일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과학기술과 산업도 그렇습니다. 아마도 베트남이 과거 청산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실력으로 일어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겠다는 원대한 국가 운영의 마스터플랜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우리는 일본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무조건 입다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외적으로는 목소리를 높이고 활동을 하더라도 그것이 일본을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시민단체와 학계가 목소리를 높이더라도 정부는 주도 면밀하게 오로지 국가이익을 고려해서 일본과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한 것은 무척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민간과 학계에 맡겨두어야 할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섣불리 협상을 해도 안되는 거지요. 차라리 아무말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나중에 말입니다.

사실 박근혜 이후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적어보려고 했는데 옆으로 새고 말았습니다. 일본 이야기만 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라 이글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군요. 그래도 진정한 실력을 키워서 일본을 이기자는 생각이니 오해없기 바랍니다. 일전에 올라온 포스팅에 보니 안중근 의사가 유언에 동포들에게 학문에 힘쓰고 실업을 일으키라고 한 것이 생각납니다.

저는 안중근 의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키우지 말고 실력을 키웁시다. 싸움판에서는 목소리 큰놈 겁안납니다. 눈매가 날카로운 놈이 더 무섭습니다. 어릴 때 쌈질하고 다닌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목소리 말고 마음을 갈고 실력을 닦읍시다. 그전에는 참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과거를 대하는 태도, 베트남과 한국의 경우’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