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까 막스베버 가라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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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경박한 지적 유희가 아니고, 인간적으로 진지한 행동이라고 한다면 정치의 헌신은 정열에서만 탄생하며, 배양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열적인 정치가를 특징짓고, 그를 단순한 ‘결실없는 흥분’을 일삼는 정치적 아마추어와 구별하는 요소는 강력한 영혼의 억제에 있는 것이다.”
막스베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논문에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능력있는 사람이 많다. 작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에서 이정도라도 살게 된 것은 모두 사람들 때문이다. 공부많이 하고 열심히 일한 결과 잘살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치가들은 모두 하나같이 혁명가 아니면 운동권들일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가만 보면 정치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건 투쟁을 한 경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군사구데타를 한 박정희나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모두 자기 몸을 던졌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공부잘하고 똑똑하고 일잘했던 고건이나 이회창이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에서 봉급받고 일했던 이명박은 대통령으로 선출은 되었지만 지도자로서 그리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박근혜는 사실 능력이 뛰어나거나 정치가로서 목숨을 바친 경험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향수 때문에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상황은 충분히 예견할 수도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할 당시 외국의 언론에서 정치지도자의 2세가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평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 만들지 않고 아버지의 명성 덕분에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 말이다.

열정과 정열이 부족한 사람은 정치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은 똑똑하고 일잘한다고 지도자가 될 수없다는 말일 것이다. 제한몸을 던져본 경험을 가진 사람. 그정도로 자기의 이념적 기반이 확실한 사람. 그런 사람만이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어떨까. 판사 검사 출신들이 정치지도자가 되어 있다.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 아닌가. 물론 그런 사람중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이 분명한 사람들도 있고 이념적 자기확신이 강한 사람도 있다. 주로 야당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

반면 아마추어적인 사람도 많다. 주로 운동권 출신이다. 최근 문빠니 노빠니 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결실없는 흥분을 일삼는 정치적 아마추어에 속하지 않을까? 그런데 가만보면 정열적인 정치가와 결실없는 흥분을 일삼는 정치적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문제의 핵심은 결실없는 흥분이라는 말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를 제대로 조정할 줄 모르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내세워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이 결실없는 흥분이 아닐까? 선동적인 주장으로 혹세무민해서 권력을 차지하지만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면 오히려 국민들의 삶은 후퇴해 버리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을 도처에서 보고 있다. 남미가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남미 지도자들 중에서 존경받는 분들도 있다. 어느 나라인가 대통령이 다 낡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비세는 농장에 살면서 자신의 연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기부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분은 젊은 시절 무장혁명가였다고 한다. 브라질의 전대통령은 탄핵을 당했다. 한때 좌파의 우상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해먹을 수 있는 것은 다 해먹었다. 그는 브라질 최고의 노동운동가였다. 그런데 그의 삶을 보니 마르크스가 말했던 노동귀족이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5천만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그것은 똑똑하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념의 자기확신이 없으면 어렵다. 그래서 지금까지 정치지도자들은 목숨을 바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나 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는 잘해왔다. 이제는 정말 정열적인 정치지도자를 뽑느냐 아니면 ‘결실없는 흥분’을 일삼은 정치적 아마추어를 뽑느냐하는 문제가 앞에 놓여 있다. 국민들의 분별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앞에 있는 막스베버의 글을 읽다가 보니 바로 밑에 의미있는 구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치가는 매일 매시 하나의 사소한, 너무나 인간적인 적을 자기 내부에서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매우 평범한 허영심인데, 이것은 모든 객관적인 헌신과 모든 거리- 이 경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거리-에 대하여 치명적인 적이다.”

아마도 ‘결실없는 흥분’을 일삼는 정치적 아마추어는 허영심이 강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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