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어느 철거민이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듣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고대광실에서 태어나 평생 고생이란 것을 모르고 편하게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고생이란 고생을 다 겪으면서 힘들게 산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잘 사는 것 같지도 않다. 우리나라의 재벌들인 최태원이나 이재용도 어렵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아마도 저들도 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아현동 철거민이던 37세의 남자가 목숨을 끊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유서에 어머니가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겨울에 갈데도 없는데 철거를 하니 삶에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어머니를 남겨 놓고 갈 모진 생각을 했을까 ? 차를 운전해 가면서 머리가 아득했다. 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일까 ? 우리 정말 잘 살고 있는 건가 ?

가슴 한켠이 아파왔다. 내가 만일 그와 같은 입장에 처했다면 어떻게 느꼈을까 ? 내가 속한 사회, 내주변의 사람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는 상황에서 나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 앵커는 최근 언론에서 철거민에 대한 관심은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고 자아비판했다. 철거민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쑥들어가고 철거민들이 쫓겨나는 지역에 어떻게 투자하면 많을 돈을 벌 수 있는가를 탐사보도랍시고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결코 많은 재산과 돈이 필요하지는 않다. 아무리 잘먹고 잘살아도 한계가 있다. 많은 돈이 결코 인생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물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여유는 중요하다. 사실 너무 많은 돈은 행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도 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나는 얼마나 나누고 살아가는가 생각해 보았다. 가진 것을 많이 나누지는 못하더라도 관심이라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나마 살고 있는 것은 정말로 운이 좋기 때문이지 내 능력 덕분이 아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부모님들은 나를 키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셨다. 그런 부모님과 환경 덕분에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내 친구 중에서는 나보다 훨씬 재주가 많았는데 중도에 학교를 관두고 노가다 같은 일을 하면서 평생 어렵게 사는 경우도 많다.

삶에 대해 항상 겸손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누리는 복락이 순전히 하늘의 운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냥 하늘에서 거두어 가버리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언젠지 모르게 나도 내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앞으로 그런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자식을 그렇게 보낸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지탱할까 ?

좋은 사회는 내가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운이 나빠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배려해주는 사회가 아닌가 한다. 내가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한 것 같다. 운은 어떻게 날아가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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