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내일이면 9살 되는 킹비트 입니다. 어제는 9살기념으로(이틀 빨리) 아내가 맛있는 갈비를 사주었습니다.
전 잊고 있었네요. 중요한 날이건만… 사실 전 40년 + @ 전에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왜 9살 기념식을 하냐구요?
저희 집에선 저에겐 3번의 생일이 있습니다.
1)주민등록상의 생일 - 카드사들이 축하메세지를 보내줍니다. ^^
2)집안생일 - 아버지가 딱 두달 늦게 출생신고를 하셨죠. 한여름에 태어났습니다.
3)그리고 10월30일.. 이날이 또다른 저의 생일입니다.
오늘 전 아내가 오래전 사용하던 수첩을 읽었습니다. 7개월 정도의 기록이 담겨있더군요.
수첩을 읽다가 웃기도 하고 정말 큰 소리로 울뻔했습니다. 담담하게 있는 아내 때문에 참았지요.
이 수첩은 저의 병상 기록입니다. 전 2008년 급성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수첩에는 정 말 꼼꼼하게 아내의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항암제 투여로 투병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중간에 태어나 얼마 되지 않아 아이를 멀리 보낼수 밖에 없었던 아내의 절절한 편지도 있었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엄마아빠를 사랑에 대해 고민하게 될때, 읽고 엄마를 이해할 날이 오겠지 싶습니다.
이수첩의 끝까지 날마다 제 피검사 수치와 방문하신 분들의 이름과 후원금의 숫자가 적혀있더군요..
아내 “ 당신은 열심히 살아야해” 한마디 합니다. 정말로 전 사랑의 빚을 많이 진 사람이더군요.
- 아 왜 9살인지 이야기하다가 멀리 돌아 왔네요. 제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날짜가 10 월 30일이거든요.
기저귀를 차고, 걷는 연습을 하고 그렇게 서서히 다시 혼자 걷게 되고 다시 뛸수 있기까지 3년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그러니 전 이날을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념을 안할수 없죠.
(많은 백혈병 환자들이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기 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식만 받으면 모든것이 좋아질꺼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사실 투병의 시작은 이식후 입니다. 이식후 일어난 일들은 말로 다할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였습니다. 혹시 주변에 투병중이신 분들이 있다면 긴 호흡으로 곁에 머물러 주십시요.)
정말 이날은 축하 받고 싶은 날입니다. 마음껏 축하해 주세요. ^^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어려운 순간을 함께 해준 안사람에게도 메세지 남겨 주세요. 꼭이요 ^^ 30일이 아닌 29일 오늘 올리는 이유는 30일 저녁에는 안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꽃다발 가지고 회사로 가볼까 해요. ^^
고통에 잠못이루는 어느날밤.
항암초기 항상 웃게하려고 노력하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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