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원만...”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폐지를 담은 수레가 보입니다.
제 차옆에 바짝 놓여져 있으니 차를 타려고 하다가 수레주인 노인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약간의 망설임과 함께 “3백원만”하시는 겁니다.
구걸을 오랜만에 당해서? 저도 당황했습니다.
요즘 잔돈 들고 다니는 사람 거의 없잖아요. 저도 마찬가지 열습니다.
빠진 이, 굽은 어깨, 외소한 체형 거기다 많지 않은 폐지량…
춥고 배고팠을 겁니다. 그리고 배고픔은 체면을 버리게 한다고 봅니다. 누군들 베풀고 사는게 좋지 구걸하는게 맘이 편할까요? 잔돈을 만들어 따뜻한것 사드시라고 드렸습니다. 고맙다고 하시고 내눈을 빤히 바라봅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엉켜 어정쩡한 몸짓으로 천천히 자리를 피하셨습니다.

경제적 빈곤을 계획하고 사는 사람은 없을것 같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살고 있네요. 준비없는 노년은 끔찍하고 비참한 삶일 수 있는데 말이죠.

젊을때는 누군가를 돕고 나면 뿌듯한 감정이 생겼는데 이젠 씁쓸한 감정만 올라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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