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걸었다.
그냥 걷고 싶었다. 술기운에 걷는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걸었다. 거리에 억지스런 네온사인과
분주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내가 왜 이러지??
걷는데 그냥 눈물이 흐른다. 누가 볼까 몰래
엄지와 검지로 두눈을 훔쳐 눈물을 닦았다.
또 흐른다.
마음이 꽉 막혀 답답하고 힘이들면 생각나는
사람이 엄마다. 이렇게 술을 먹고 무작정 걷는
날엔 어김없이 엄마가 생각난다.
1년에 2~3번 엄마를 만나고 한달에 한번정도
통화를 한다 . 난 아직도 엄마라 부른다.
엄마는 우리 아들들에겐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고
떼쓰고 싶은 그런 존재인지 모른다.
어머니라 부르면 어리광을 못부릴것 같아서
엄마라고 고집하는지도 모르겠다.
집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기전 안경을 벗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다시한번 훔쳤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혹시 만날지도 모르는
그 사람들이 신경쓰였다.
집에 들어서서 화장실부터 방,거실 모든 전등을
켰다. 혼자 오래살며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습관이다.
차가운 돌바닥에 집안까자 침침하면더 외로울까
두려움에 생긴 습관인지도 모른다.
지금 시간이 밤 12시를 막 가르킨다
전화를 하고 싶었다. 엄마한테… 너무 늦었다
그리고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리고 걱정하실꺼란 생각에 전화는 못했다.
한참 걸으며 줄줄 흐르던 눈물에 이젠 소리까지
내며 울고 있다. 크게 소리내지 못한다.
아빠가 되고 아버지가 된 지금 눈물을 다른이에게
쉽게 보이질 못한다. 소리도 참고 또 참아서
목아래와 가슴 중간에서 꾹꾹 소리만 난다.
많이 울고나면 가슴이 더 갑갑할때가 많다.
토해내지 못한 그 소리가 그 안에 겹겹히 쌓여서
그런것 같다.
아빠는 시간이 지나면 아버지가 된다.
표현은 더 무거워지고 반갑지 않은 거리감을
가족과 자연스레 만들게 된다.
수다스럽고 싶어도 수다스럽질 못한다.
감정은 나이만큼 가늘고 얇아져 작은
하늘바람에도 흔들리고 크게 요동친다.
아버지란 불리움 때문에 몇마디 짧은 말만
내뱉어야하고 누가 볼까 하늘을 바라보며
아주 작게 눈물을 흘려야 한다.
울음소린 가슴에 담아내야 한다
이유있는 헛기침에 모든걸 표현해야 한다.아버지…
머리는 희끗하고 주름이 깊어져도
항상 그립고 생각나는 그 이름 “엄마”
마지막 떠나는 그 날도 자식에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고 마지막 불러보는
영원히 나를 위한 그 이름 “엄마”
그렇게 지금 엄마를 조용히 불러보며
내가 아버지임을 생각해 본다불러보면..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그 이름 “엄마”가 있어 우린 이렇게
곧곧하게 서 보려고 다시 한번 힘을 줘 본다.
그렇게 힘을 내본다…
며칠전 술 마시고 한참을 걸어 집으로
가면서 떠오른 엄마입니다.
오늘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두 마디만 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화드리세요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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