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집에서 재택 근무를 해오다보니 내 자신에 대해 돌아볼 여유가 좀 생겼던 것 같다. 그동안 늘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라 믿었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보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 행복했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오랜 재택근무는 그동안 의심하지 않았던 것들에 질문해 볼 계기가 되어주었고 행복할 미래를 준비하며 막상 따분한 오늘을 사는 내 삶이 아까워졌다. 시간이 곧 내 생명인데 그 생명을 살아낸 댓가로 따분함을 지불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할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당장 즐거운 오늘을 내 생명의 댓가로 지불하고 싶어졌다.
그동안은 생일이 되도 갖고 싶은 게 없어 선물 대신 투자를 했고 소비를 뒤로 미루던 게 습관으로 몸에 배었는지 평소에도 늘 갖고 싶은 게 없었다. 그냥 나에겐 늘 투자가 소비였고 소비가 투자여왔다.
이번 코로나19는 내게 아주 오랜만에 갖고 싶은 것들을 안겨주었다.
- DJI FPV 드론
- Oculus Quest
- 천체망원경
당장은 내 취미를 갖고 싶었고, 이담에 아들이 조금 더 크면 맑은 날엔 손수 조립한 드론으로 1인칭뷰 드론 레이싱, 비올 땐 집에서 오큘러스 퀘스트 VR 게임, 그리고 배불리 저녁 먹고 이따금씩 별관측하는 즐거운 아빠가 되고 싶어졌다.
오늘은 주문해두었던 FPV 드론 조립에 대한 지도 서적이 도착했다.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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