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za] 규칙 기반 투자 (Rules-based Investing) 의 필요성

금융업계에 있다 보면, “이 주식(코인) 지금 들어가도 될까?” “이거 벌써 두배나 올랐는데 (또는, 이거 지금 반토막인데), 이제 나와야겠지?” 이런 질문들을 자주 받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질문은 말 그대로 답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면, “내가 그걸 알면 지금 내 돈으로 들어가던가 나오겠지…” 이지만, 그렇게 답할 수는 없죠. 예전에는 혼자 신나서 이런저런 추천을 하곤 했는데, 이게 잘 되면 자기 덕이고 안 되면 제 탓이 되더라구요 - 그걸 몇번 겪은 후에는, “아, 그 주식(코인)은 제가 잘 몰라서요.. 저보다 훨씬 전문가신데 오히려 제가 가르쳐 주셔야죠.” 등등의 말로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투자를 하려면 무엇부터 알아야 해?” 라고 물으면, 그것에 대해서는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학 이론도 아니고, 수학 공식도 아니며, 각종 수치들도 아닙니다.

“미리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킨다” 만 알면 됩니다. 원칙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 자신이 만들던, 남들 것을 가져다 쓰던. 느낌이나 감으로 찍는 것만 안하면 됩니다. 그리고 추후에 자신의 원칙(들)을 세울 수가 있으면, 사실상 투자자로서 완성인 것이지요.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정의한 것을 규칙 기반 투자 (Rules-based Investing) 이라고 합니다.


I. 규칙 기반 투자란 무엇인가?

미리 정해진 규칙(들)에 따라 거래하는 투자 방법을 말합니다. 이 방법의 특징은, 규칙(들)을 정하고 나면 (규칙(들)을 따른다는 전제하에) 어떤 사람이 거래를 해도 행동과 결과가 똑같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II. 규칙 기반 투자에 사용되는 규칙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뭔가 딱딱한 논리나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가 “투자” 에 관해 읽은 글이나 책 등에서 흔하게 보던 것들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 세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1. Stop-loss (손절매): 보유 자산이 특정 비율까지 하락하면 손절매한다 (예: 주식이 5% 이상 하락하면 더 이상의 손해를 막기 위해 매도)

2. Profit-taking (이익 실현): 보유 자산이 특정 비율까지 상승하면 이익을 확정짓는다 (예: 코인이 30% 오르면 매각하여 이익 확보 - 이는 @granturismo 님의 유명한 연재글 김호떡씨의 게으른 가상화폐 투자 시리즈에서도 적용하는 규칙입니다

3. Diversification (분산 투자): 여러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으로, 특정 자산 비중을 20% 이하로 한다, 등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잡코인 하나에 몰빵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III. 규칙 기반 투자의 장점은 무엇인가?

1. 심리적 안정: 성공적인 투자에는, 전업 투자자이건, 취미 투자자이건 마음의 안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멘탈이 흔들릴 때 인간은 이성적 사고 능력이 떨어지고 실수나 나쁜 선택을 할 확률이 올라가게 되죠. 규칙에 따라서 “기계적” 으로 거래를 하게 되면, 적어도 거래를 하는 시점에서 나의 고민은 없어집니다 - 이 거래가 옳은 건지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요(지금 이 가격에 이걸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 당시 느낌으로 지르고 후회하신 기억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2. 실제 효과 분석: 적당히 느낌으로 거래를 하게 되면, 아무리 많이 거래를 해도 사실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이 다르고, 그때그때 내가 생각하고 적용했던 느낌이나 논리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 적절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반대로, “5% 손실이면 무조건 손절매” 같은 공식을 따르면, 투자 횟수가 쌓여갈수록 샘플 수가 늘어나게 되고, “5% 손절매” 가 실제로 자신의 투자에 도움이 되었는지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3. 시간 절약/자동화 가능: 미리 정해진 대로 반응하면 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고민없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투자에 있어서 굉장한 장점입니다 - 남들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나는 빠르게 선택하고 (결과야 어찌되건)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자동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나는 맥주를 마시고 스팀잇을 하더라도 프로그램이 알아서 24시간 일하게 할 수도 있지요.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손절매, 이익 실현, 분산 투자 등은 아마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면 이미 들어보신 개념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어느 정도의 시간과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죠. 요즘 스파업을 위한 스팀 매입에서도,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 역시 규칙은 간단하고 개수가 적을수록 오히려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자신만의 투자 규칙을 세우고 지켜나가서 성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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