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은 휴전을 한 것 같다.

작년 내내 화제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미-중 무역 분쟁이었다. 밀고 당기고, 합의했다고 했다가 판 다시 엎고. 등등.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그래서 작년 말에 드디어 1단계 협상안에 합의했네 어쩌네 해도 딱히 믿음이 가진 않았다. 결국 내용을 뜯어보면 서류에 서명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서명할 서류가 완성된 것도 아니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듯이 “큰 틀에서” 합의하는 것은, 특히 외교적인 경우에는 사실 아무것도 합의 안하고 끝났다 와 더 가까운 경우가 많으니까.


아직 공식적으로 무역 분쟁 합의안? 에 서명하진 않았지만, 미-중 휴전은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합의안의 내용은 양쪽 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 정도만 얻고 나머지는 그냥 미뤄둔 형태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합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구요.

무엇보다도 1단계 협상이 되었다고 한 후, 양쪽 다 다음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병법이나 외교의 기본이 한 번에 적을 여럿 두지 않는다는 것임을 고려하면, 이는 미-중은 지금 당장은 싸울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국은 내부로는 자금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급준비율을 낮췄고, 외부로는 홍콩 담당자를 교체하였습니다. 손톱 밑의 가시같은 홍콩을 이 기회에 정리해두어야 나중에 뭘 하던간에 편해지겠죠.

미국 역시 말로만 싸우던 이란을 손봐주기 시작했습니다. 12월 31일에 바그다드 미 대사관에 난입한 사건 직후, 1/1에 바로 미 국무장관이 주변국들에게 이란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1/3에 이란 군부의 핵심 솔레이마니를 바로 제거했죠.


무슨 이유에서건, 미국이 이란 쪽을 먼저 쳐서 (지금 당장은) 다행입니다. 이란이 없었다면 아마 북한을 손봐주기 시작했을 것 같고 그러면 한반도 정세는 매우 불안해질 것 같거든요.

북한도 작년 말까진 그렇게 떠들어대다가 이번 이란 공습에 대해선 논평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거 보니 쫄긴 쫄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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