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정성들인 글을 덜 쓰게 된다.

코파시님의 말씀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밑천이 다 드러나서 쓸 거리가 없어져서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정성들인 글을 쓰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많이 떨어진다.

가정에서의 일에 대한 시간 소모가 많아진 것도 이유이고, 본업 관련 내용은 쓰기 애매해서 스팀잇에 글을 쓰려면 다른 주제로 생각을 해야 하는 것도 큰 이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냥 의욕이 없어서다.

스팀 가격의 하락도 물론 원인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더 큰 원인은 스팀에 대한 기대감 하락, 그리고 다운보팅이 아닐까 한다.


작년 하반기, 내가 스팀잇에 관해 의욕이 꺾인 두 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첫째는 8월 뉴욕 여행 때 aggroed와 yabapmatt을 만났을 때의 대화.

둘째는 다운보팅 마나가 별도로 생기고 나서 다운보팅을 맞아봤을때.


스팀엔진, 스팀코인판 등이 생기고 나서, 스팀 가격은 낮았지만 그 당시 나는 스팀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뭔가는 되겠구나, 하고 기대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팀 단위로 증인 출마를 해볼까도 생각을 했을 정도.

그런 생각은 스팀 메인 증인 둘을 만나보면서 바로 깨졌다. 나의 순진한 - 아니 naive한 어린아이같은 수준의 - 공상은 스팀 관련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박살이 났고, 나는 증인 출마 관련 이야기를 혼자만 생각하고 말로 꺼내보지 않은 것을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운보팅. 이건 뭐… 더 말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적어도 맨 처음에는 대의 - 보팅봇을 없앤다 - 가 말이 되었기에, 저게 아닌 거 같은데 하면서도 일단 넘어갔다. 그런데 이후에 보니 대의는 개뿔, 그냥 자기 편에게는 보팅 몰아주면서 자기 편 아닌 유저가, 특히 타 언어/문화권의 유저가 보상이 높으면 다운보팅 날리는 거였다.

민낯을 빠르게, 솔직하게 드러내줘서 감사하다고 해야 하려나. 적어도 대의명분이 확실한 걸 할 때는 그렇다 쳤어도, 대의명분은 연막에 불과하고 실제는 자기 편 보상 늘리고 자기 편 외에는 보상 깎고 싶은 거였다는 걸 이렇게 드러내 주었으니.

  • 스팀도 가만히 보면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의 축소판이다.

다운보팅이 이어지는 걸 보다가, 나는 내 나름의 판단을 내렸다.

그냥 글 보상이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다운보팅이 오니, 차라리 그냥 보상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하기로.

내가 내 포스팅들에 찍히는 보상이 “적절한지” 이야기하는 건 객관성이 떨어지니 넘어가고 ,

  • 사실 요즘 내 글들은 “퀄리티” 에 비해서는 보상이 높은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정말 퀄리티 높은 @donekim, @kiwifi 등의 저자들의 포스팅들이 다운보팅 맞는 걸 보면서 글 퀄리티 운운은 헛소리고 보상 수준이 맘에 안드는게 확실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운보팅 하는 자들과 별로 싸우거나 토론하고 싶지도 않았다. 한번 해봤는데 가장 좋게 말하면 관점 차이, 직설적으로 말하면 내로남불만 느꼈을뿐.

까놓고 말해서 이 스팀 가격에서 보상이 얼마나 된다고 내가 귀한 시간과 정신력 써가면서 다툴까. X이 더러워서 피하는 것처럼.


그래서 KRWP도 바로 상당수를 임대해버리고, 오히려 보팅 받을만한 글을 쓰려는 노력을 덜 한다. 생각해보던 주제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가끔 이야기하는 정도.

스스로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최대한 1일 1포스팅은 하려고 하지만, 그래서 대부분은 노력 소모가 적은 게임 관련 내용이나 후기들이다.


좀전에 피드에서 @donekim님의 [잡설] 스티밋에 글쓰기가 싫어진다 를 보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봤다.

별다른 계기가 없으면, 그냥 지인들 포스팅에 가끔 댓글 달고, 게임이나 투자 관련 개인 노트/일기장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간략하게 글쓰는 정도로 스팀잇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

그래도 가끔 피드에서 좋은 글들을 읽으면, 스팀잇에서 이런 글들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읽은 글들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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