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짧은 휴가를 즐기러 속초로 떠났습니다. 거의 먹방이 될 것 같은 속초 여행기 시작입니다!
(곰돌이는 집에서 굴러다니는 것이 진정한 휴가라고 생각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다음 주말을 기약하며…)
가진항 바닷가에서 매미를 살려주다
속초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평창 올림픽 덕에 길이 잘 뜷려서 그런지, 엄청난 수의 터널을 지나면 서울에서 2시간 반 정도에 도착하더군요.
아침으로 순두부를 먹고,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속초 주변에는 바닷가와 해수욕장들이 많았는데, 그 중 현지인들의 추천을 받은 조용한 바닷가인 가진항 주변으로 향했습니다.
조그마한 항구 옆을 따라 (별 의미없어 보이는) 바닷가와 백사장이 쭉 펼쳐져 있고, 군부대의 경고 비슷한 것이 붙은 철조망이 길을 따라 바닷가를 보호하듯 늘어서 있었습니다. 중간에 한 군데 출입구가 열려 있고, 건너편에는 “가진항영미네” 라는 횟집? 같은 식당이 있더군요.
식당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입구 쪽으로 가자, 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익숙한 표정과 말투로 쭉 설명해 주었습니다.
“여기 바닷가 오신거죠? 주차비는 만원이시구요, 나중에 모래 씻으실때는 화장실 앞의 호스를 이용해주세요.”
딱히 다른 선택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만원 내고 입장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두 가족이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변가를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기념 셀카.
스팀잇 모자 세트입니다! @chrisjeong 님의 모자 파랑 빨강 세트.
바닷가에 발만 담궈 봅니다. 물이 생각보다 깨끗했어요.
초록색 이름모를 해초들은 살짝 미끄러우면서도 푹신해서 밟고 있기 좋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있는데 (멍 때리고 있었다는 소문이…) 갑자기 귀를 스치며 어떤 물체가 날아가서 바다에 처박혔습니다.
뭐지? 하고 보니 매미로 추정되는 물체가 바닷물에 떠 있었습니다. 왜 바닷물에 다이빙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날개짓을 하며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물 위에서는 날아오르지를 못하더군요. 받침대가 없어서 그런지 날개가 물에 젖어서 무거워져서 그런지.
측은해 보여서,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하나 찾아서 내밀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매미가 탁! 나뭇가지에 달라붙었습니다. 자신이 살 수 있는 기회임을 알았던 것인가… 아래 사진은 구조(?) 후 근처 바위를 배경으로 확대 촬영.
나뭇가지를 들고 해변가로 이동합니다. 이동하고 기념 촬영 하는 등 20초는 넘게 지났는데도 나뭇가지에 꼭 달라붙어서 안 움직이고 있더군요. 아래 사진에서도 나뭇가지 끝에 확대해서 보면 매미가 숨은그림찾기처럼 잘 붙어 있습니다.
너무 움직이지를 않아서 죽었나? 생각하면서 나뭇가지를 모래에 잘 내려넣고 보고 있으니, 날개짓 몇 번 하더니 조금 후에 날아갔습니다. 생명을 하나 구했다는 마음에 뿌듯해 하며 이제 휴식.
사진으로 보니 평화롭고 여유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좀 앉아 있으니 바로 더워서 물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에어컨 나오는 곳으로 가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빙수를 먹으러 이동.
코아페, 깔끔한 전통적인 팥빙수
현지인들에게 추천받은 빙수집으로 이동합니다. 빵집 등에서 빙수를 같이 하는 것이 아닌, 빙수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바로 옆에 학교도 있고 큰 교회도 있어서 상권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상호: 코아페
주소: 강원도 속초시 교동 636-95
입구입니다. 코아페가 coafe 였군요. 저는 “코 앞에” 인줄 알았었는데…
빙수들로만 이루어진 메뉴입니다. 팥이나 떡 추가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내부입니다. 깔끔하고 단순한 구성이었어요. 만화책들도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빙수 먹은 후에도 한 권 보고 왔습니다.
팥빙수와 유자빙수 등장! 유자빙수에는 팥을 원하는 대로 섞어 먹을 수 있게 따로 줍니다.
요즘 빙수들은 상당수가 설빙 스타일로 얼음 입자가 굉장히 곱게(작게) 갈려 있는데, 이 빙수는 그것보다는 크게 갈려 있어서 입에서 녹는 맛은 덜했지만 얼음 알갱이를 먹는다는 느낌이 좀더 들었습니다. 그리고 빙수가 녹는 속도가 느리기도 했구요 - 그릇이 놋그릇이었던 것도 빙수가 늦게 녹은 이유 중 하나일겁니다.
팥 또한 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유자의 경우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저는 좀 단맛이 강한 것 같아서 싫었습니다.
서울에서 흔히 빙수 하면 많이 이야기하는 밀X 의 빙수는 연유를 많이 넣어서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데, 코아페 빙수는 투박한 팥빙수 자체의 맛이라 저는 더 좋았습니다.
빙수를 먹고 숙소로 돌아온 곰돌이 일행은 낮잠을 즐기고 나서, 장어구이집으로 향합니다. 장어구이집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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