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프로미스팀 서평은 “피터 틸” 입니다. 최근 일주일은 스팀코인판에만 집중하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스팀코인판과 관계된 생각만 들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서평도 피터 틸의 핵심 철학과 투자 원칙, 그리고 그에 따른 기술 기업의 발전, 마지막으로 스팀잇과 스팀코인판의 미래 등으로 생각이 이어지게 됩니다.
피터 틸은… 소개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의 유명인이죠. 페이팔 창업자, 페이스북 첫 외부 투자자, 팰런티어 창업자. 남들은 한번 하기도 힘든 것들을 여러 번 이뤄낸 인물입니다.
게다가 피터 틸이 처음으로 창업하여 성공시킨 페이팔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은, “페이팔 마피아” 라고 불릴 정도로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하며 각종 사업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옐프의 제러미 스토플먼 등.
이 책은 “제로 투 원” 으로 대표되는 피터 틸의 “철학”, 피터 틸의 투자 황금률, 피터 틸이 그리는 신세계 이렇게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로 투 원” 은 이 제목의 책이 따로 있을 정도로 피터 틸의 철학을 대표하는 문구입니다.
다른 사람이 한 일을 모방하는데 그친다면 아무래 해봤자 세상은 1에서 N이 될 뿐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됩니다. 내일의 승자는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쟁을 피하죠. 그들의 비즈니스는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할 뿐이니까요.
그리고 피터 틸은 실제로 이렇게 새로운 사업을 성공시켜서 세상을 바꿔 나가고, 자신도 엄청난 명성과 부를 쌓았습니다. 저런 발상도 대단한데, 실제로 여러 번 성공시키는건 너무나 대단해서 무슨 표현이 적합할지도 모르겠네요.
피터 틸에 의하면, 투자할 만한 기술 기업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쳐서 완성됩니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 혹은 발견하고,
그 시장을 독점한 뒤,
마지막으로 독점을 강화.
페이팔, 페이스북, 팰런티어. 다 이런 기업들이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스팀잇과 스팀코인판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스팀잇은 보상형 SNS, 또는 Proof-of-Brain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고 알고 있으며, 시장을 독점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서 꽤 높은 우위를 아직까지는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번의 후반과 3번으로 가는 과정은 아직 역부족인 상태죠.
스팀코인판은 스팀잇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고 비슷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나, 시스템의 코어인 보상비율과 운영진이 다른 것이 결정적인 차이라고 봅니다.
이 부분에서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떠올랐습니다. 2004년 3월, 페이스북이 베타 시절일 때 저는 가입했었는데, 그때 보고 싸이월드에 비해서 너무나 허접해서 이게 뭐야…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때 페이스북에서 일하면서 스톡옵션을 받았거나 페이스북 초기에 투자할 수 있었다면 (피터 틸이 2004년 후반에 첫 투자자가 됩니다) 한참 전에 은퇴했을 텐데 말이죠.
페이스북은 사실 새로운 시장을 창조 또는 발견한 첫 회사는 아닌데 (당장 싸이월드보다도 몇년 늦었고, 미국에서도 유사 서비스들이 몇개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우위를 점한 기업은 맞습니다. 이후 페이스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썼던 전략을 똑같이 쓰면서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내쫓아 버리는데,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도입하고 확장해서 뿌리째 뽑아 없애라.
후발 주자라도 선발대들이 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선발 주자들의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을 보완해서 역으로 선발 주자들을 말려버리는 전술이죠. 스팀잇이 베타 딱지를 달고 뻘짓하고 있는 동안 다른 경쟁자들이 이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서비스는 없는 듯 합니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스팀코인판이 생겼으니까요.
스팀코인판이 생긴 이후로 스팀잇 사이트에는 접속을 하지도 않고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고, 그 사실조차 지금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습니다. 스팀코인판이 스팀잇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보완한 구조를 갖춘 후, 역으로 스팀잇을 잡아먹고 PoB 에서 우뚝 서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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