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소프: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며칠간 시간을 짜내서 정신없이 읽은 책입니다. 워낙 대단한 사람의 책이라 꼭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 한줄평: 이과 천재가 이것저것 다 이겨온 길을 담담하게 쓴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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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의 도박들은 카지노가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100원을 걸었을 때 기대값이 98원이라던가.

이런 게임은 평균적으로 100원씩 걸고 50번 하면 총 100원의 손해를 보게 되겠죠..

상식적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 카지노도 먹고 살아야 할 테니까요 - 운영비와 투자 자본에 대한 이익을 내려면 당연히 카지노측이 유리할 수밖에요.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소프는 카지노의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인 블랙잭을,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이론적으로 카지노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음을 증명하고 (“딜러를 이겨라” 라는 책을 1962년에 출간) 실제로도 블랙잭으로 큰 돈을 벌어들인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소프가 개발한 기법을 응용해서 이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블랙잭으로 돈을 벌었고, MIT 학생들 팀의 이야기는 영화 “21” 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달리 말해 이 사람이 천부적인 재능을 지녀서 블랙잭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소프가 공개한 전술을 익히면 누구나 이길 수 있다는 것이죠.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의 삶이 담담하게 쓰여진 이 책은, “공돌이” 스러운 문체입니다. 간결하고 깔끔.

유복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정 환경에서 자라면서도 어릴 때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난 소프는, 화학 물리학 등을 공부하다가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됩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만 한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하다가 나중에 수학을 시작했는데도 어린 나이에 MIT 수학과 교수가 되었으니 천재성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블랙잭을 이길 수 있음을 보이고 나서 소프의 관심사는 룰렛으로 옮겨갑니다. 세계 최초의 착용형 컴퓨터를 1961년에 발명했고, 이걸 이용해서 룰렛 또한 이길 수 있음을 보입니다.

이후 소프의 관심은 더 큰 도박판인 금융 시장으로 옮겨가고, 여기서도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론적으로 특수한 형태 증권들의 가격을 계산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낮은 위험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죠. 노벨상 수상 업적인 블랙-숄즈 옵션 가격 계산 모형을 소프는 블랙과 숄즈가 개발하기 전 독자적으로 이미 공식을 유도했고 이를 이용해서 큰 돈을 벌었습니다.

계량 기법으로 백만장자가 된 소프는, 이렇게 시장도 이깁니다.


이 책을 통해 어떤 기법을 배워서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런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영웅의 일대기를 같이 따라 걸어가보는, 그런 느낌으로 읽을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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