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코너 우드먼,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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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눈길이 가는 제목이고, 실제로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표현하는 한 문장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잘나가는 애널리스트였는데, 어느 날 모니터나 장부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 어떻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경제가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뛰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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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든 사람이든 정말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 저 멀리 언덕을 넘어가 국경을 건너려는 사람들, 그들 무리에 끼어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면서 그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직접 보고, 듣고, 해보는 수밖에 없다. (중략)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협상과 거래를 해보면 경제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겁도 없이 덤벼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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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이 흥미로워서 앞 챕터 한두개만 읽어보려 했는데, 책을 펴자마자 끝까지 쭉 읽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를 한 바퀴 돌면서 각 지역의 상인들과 실전에서 거래를 하는 과정을 쓴 여행기입니다.

북아프리카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 인도,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타이완, 일본을 찍고,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 브라질을 방문하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대장정이었다.

상황을 글로 읽으면서도 눈앞에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도,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게 흥미를 유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됩니다. 성공담만이 아니라 실패담도 생생하게 보여주어서 내가 실제로 이 여행을 하면서 웃고 울고 하는 느낌이 들고, 세계 각지의 특산물과 문화 및 거래 방법도 마치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 같을 정도입니다. 또한, 경제나 상거래 이론과 현실의 차이 및 적용을 분석하여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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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는 것이 아니라, 진흙탕에서 구르는 고생길도 생생하게 보여줌


자기 자랑이나 성공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쓰라린 실패담들도 여과없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우롱차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저자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에 낚여서 무턱대고 대만에서 우롱차를 사서 일본에 가서 팔고자 했으나, 맹목적으로 믿었던 “전문가” 에게 뒤통수를 맞는 등 처참하게 실패합니다.

도쿄에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팔려는 물건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 좋은 고객을 소개하겠다던 티파커 말만 믿고 차에 거액을 투자했는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티파커는 또 한 사람의 연락처를 곧 알려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통화였다.

나는 다시 한 번 쥐뿔도 모르는 시장에 무턱대고 발을 담갔다가 참담한 실패를 경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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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매매 방법과 문화


세계 각국의 다른 문화와 거래 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 두번째 목적지인 수단에서 낙타를 사서 이집트에 팔려는 계획을 세운 저자는, 낙타 협상에 실패하고 쓸쓸히 떠나게 됩니다. 그때 배운 것은 이곳에서는 협상이 오래 간다는 것이었죠.

수단 격언 중에 낙타 협상은 해 뜰 녘에 시작해 땅거미가 질 때 끝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 키르기스스탄에서 말 거래 방식 또한 특이합니다.

시장의 전통적인 상거래 방식도 존중해야 한다. 흥정은 이곳에서 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여기 사람들이 이 점을 이용해 나를 더한 곤경에 빠뜨릴 수도 있다. 흥정이 시작되면 당사자 두 사람이 굳게 악수를 한다. 그런 다음 번갈아가며 가격을 제시하는데, 이때 거래가 끝나기도 전에 악수를 풀어버리는 것은 무례하다고 여겨진다. 일단 가격을 제시했으면 합의를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의 제안을 못 받아들이겠으면 팔의 힘을 풀어 악수가 소용없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힘을 주어 악수하면서 다른 가격을 제시한다. 이번에는 내 제안을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 하면 그쪽에서 팔의 힘을 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은 손을 빼선 안 된다. 손을 빼버리면 서로 제안만 왔다 갔다 하면서 흥정이 끈질기게 이어지게 된다.

  • 물론, 어디서든 흥정은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는 경험을 통해 배웠지요.

영국에서는 흥정을 할 수 없다고 그 누가 말했는가. 모두 헛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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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전의 조화


성공적인 거래나 협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이론적인 설명을 실전에서의 사례에 잘 접목시켜서 설명합니다. 대표적으로 보유 효과와 숨은 비용이 있지요.

  • 처음 방문지인 모로코에서 저자는 매우 좋은 카펫을 적당한 가격에 구매하지만, 판매하려고 할 때는 많은 고생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책에서 배웠던 “보유효과” 가 실제로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파는 물건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보유효과(자신이 보유한 자산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상실하게 될 때 더 큰 보상을 요구하는 현상)를 경계해야만 한다. 즉 자신이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물건의 가치 이상으로 돈을 벌려고 하거나, 장사에 지장을 줄 만큼 특별한 애착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중국에서 옥 조각 장인을 찾던 저자는, 믿었던 소개자가 계약 금액의 20%를 수수료로 받기로 몰래 약속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추천했음을 깨닫습니다. 역시, 소개비용 등 숨은 비용들이 어디에나 있죠. 세상에 공짜가 흔할 리 없잖아요?

이번 경험은 눈을 부릅뜨고 숨은 비용을 경계하라는 경고였다. 같은 언어를 쓰는 서양에서도 숨은 비용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진을 치고 있다. 저가 항공사를 이용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초과 수하물 요금이나 ‘휠체어 요금’ 같은 기타 부대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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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수단, 남아프리카, 인도, 키르기스스탄, 중국, 일본, 멕시코, 브라질, 영국….

이렇게 수많은 나라에서,

카펫, 낙타, 커피, 칠리소스, 와인, 말, 옥, 서핑보드, 우롱차, 그리고 목재까지.

저렇게 다양한 품목을 거래한 6개월간의 여행기입니다.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는 스토리인데다가, 경제나 협상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 이번주 서평은 북이오 서평단 지원 및 @promisteem 일주일에 서평 하나 쓰기 참여글입니다.

  • 책 읽고 서평단 지원하고 프로미스팀 임무 완수까지… 일석삼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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